[현대일보 칼럼] 말과 행복 (2)
[현대일보 칼럼] 말과 행복 (2)
  • 이상철
  • 승인 2018.11.18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0년대 중반 미국의 대학에서 유학을 할 때다. 하루는 이가 너무 아파서 치과의사를 찾았다. 학생신분으로 치과 비용은 보험에 포함되지 않고 치과는 비용이 많이 들어 치과의사를 찾는 것 자체가 걱정스러웠다. 

치과의사가 내가 아프다고 하던 이의 부위를 잠시 검사하더니 당신은 아주 좋은 이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 분제가 없다(you have good teeth, no problem)고 했다. 아무런 처방도 없었다. 

의사의 말 한 마디에 아프던 이가 깨끝이 낳았다. 그 뿐 아니라 이에 관한한 자신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이에 관한 한 별 탈이 없다. 

그런데 5,6년 전 위의 왼쪽 이가 아파서 집 근처 모 대학병원 치과의사를 찾았다. 몇 번 치료를 하더니 언제 빼도 뺄 이니까 빼고 임프란트를 하라고 했다. 

나는 좀 멀긴 하지만 먼저 다니던 치과를 가서 간단히 치료를 했는데 아직도 이상이 없다. 그런데 나는 한 가지  종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가 아프면 뺄 생각을 하지 말고 아픈 이 부위를 “잇치”로 마사지를 하면  통증이 가신다. 

나는 지금도 매일 저녁 이를 닦은 후 약한 이나 약간 통증이 있는 듯한 부위를 “잇치”로 마사지를 하고 나면 아주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잇치”는 치약의 일종으로 치약같이 생겼고 값은 한 개에 9천원에서 1만원으로 일반 치약보다 비싸다. 

나는 미국서 7년간 학위와 연구생활을 끝내고 1981년 귀국해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귀가도중 갑자기 현기증과 약간의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간염에 걸렸다고 해 약을 2,3년 넘게 복용했다. 처음에는 H대학 병원서 다음에는 S대학병원서 약을 타다 먹었다. 

몇 년간을 계속 약만 복용하던 중 마침 친척의 소개로 간의 권위자인 S대학의 최모 박사를 찾았다. 

검사 결과를 보던 최 박사는“이 정도의 간염수치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왜 약을 먹었느냐?” 고 하면서 당장 끊으라고 했다. 나는 당장 끊었다. 그 후 지금까지도 간염에 관한 한 안심을 하게 됐고 이상이 없다.

2. 말의 철학 

말에도 씨가 있다. 우리는 말의 열매(fruit of our words)를 먹고 산다. 말을 한다는 것은 씨(seeds)를 심는 것과 같다. 콩 심은데 콩이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난다. 그러나 콩을 심어놓고 팥이 나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로 인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서 긍정적인 삶을 살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패배를 말하면서 승리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부모가 자녀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면서 자녀가 긍정적인 삶을 살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긍정적인 삶이란 행복한 삶을 말한다. 그러나 삶에는 긍정적인 것 보다 부정적인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 버릴 수는 없다. 문제는 부정적인 생각이 날 때 이를 절대로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된다.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곧 스스로 소멸된다.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원하면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 그러면 부정적인 말도 안하게 돼 긍정적인 에너지가 살아나 심신이 건강하고 행복해 진다. 인간은 말을 먹고 살기 때문에 말에 대한 말은 너무나 많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값는다고 한다. 말만 잘하면 있던 빚도 사라진다는 속담으로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한다. 말은 순식간에 멀리까지 퍼저 나가므로 말을 삼가라는 말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한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말을 함부로 하면 그 말이 불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말이 있다.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고 한다. 자기가 남에게 곱게 말해야 남도 자기에게 곱게 말한다는 말이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을 마를 까 하노라 란 말이 있다. 말 조심을 하면 만사형통하다는 말이다.  

여자에겐 말이 사랑이다. 여자는 하루에 5만 단어를 말하지만 남자는 4.1분의 1 수준인 1만2천 단어만 말한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일단 말을 하면 주어 담기 힘들다. 친절한 말 한 마디는 평생을 간다. 말을 할 때는 품위 있게 해야 된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