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성공한 인생
[투고] 성공한 인생
  • 이보람
  • 승인 2018.10.25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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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일까? 성공한 인생은 인생의 과정 중에 얻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죽을 때 완성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사후에 평가되는 것일까? 성공한 인생에 대하여 끊임없이 자기개발서가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여전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설득을 이끌어내는 방법, 심지어 생각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라는 개발서까지... 앞으로 자기만의 성공기준을 가지고 활기차게 조직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이 들었다.

나는 성공이란‘누군가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 성공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씀하셨다. 

시각장애인인 친구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 친구는“오늘 하루도 무사히 얼마 남지 않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는 매일 소소한 성공을 하며 살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느끼지 못할 뿐이다.

나는 성공한 인생이란 남을 배려하고 공존하여, 그것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삶이라 생각한다. 나는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거창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몇 년 전, 아픈 아버지를 서울에 있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간호한 적이 있었다. 이 병동은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말기암 환자들이 오는 곳이었다. 환자들은 이틀에 한번 꼴로 죽어 나갔고,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생에 대한 허무주의에 빠졌었다. 

그러던 와중에 같은 병실에서 삶이 며칠 남지 않은 40대 환자분을 보게 된 적이 있다. 의사가 앞으로 남은 날이 1주일도 남지 않았다고 통보했다. 환자분의 가족들은 아저씨의 친척 그리고 직장 동료들,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 후 장례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환자분을 찾아왔다.

이때 나는 환자분의 표정을 보고 크게 놀랐다. 사람들과 하나하나 힘겹게 인사를 하며. 내가 여태까지 보았던 그 어떤 인간의 표정보다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그 표정.. 그 표정은 마치‘천국의 미소’ 같았다.

그 후, 나는 환자분이 마지막 가장 힘든 그 순간에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그 미소를 지은 이유가 무엇인지 한참 고민했다. 그것은 그동안 살아온 환자분의 인생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일이 있은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그 환자분의 미소를 잊지 못한다. 그 날 이후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8년 한 해도 어느덧 두 달 남짓 남았다. 공직에 들어온 지 벌써 3년째. 돌이켜 생각해보면 힘든 날도 있었지만 좋은 날이 더 많았다고 느껴지는 건 지나간 시간들이라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관계 속에 있었다. 2015년 신규로 첫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나는 동료들에게 아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내가 도움을 드릴 때도 있지만, 그것은 아직 그분들이 주는 것에 비해 많이 미약한 것을 알고 있다. 동두천시라는 조직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공존하며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것, 그래서 매일 성공하며 결국 마지막에도 웃을 수 있는 사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다.

◇ 필자

 

동두천시 소요동 행정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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