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만남과 3대에 걸친 우정 그리고 행복 (2)
[현대일보 칼럼] 만남과 3대에 걸친 우정 그리고 행복 (2)
  • 이상철
  • 승인 2018.07.22 14:19
  • icon 조회수 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둘째 세대의 만남

1986년 7월 9일, 나의 가족(상철, 해옥 그리고 아들 창희)은 Jim의 가족(Jim, 찬순 그리고 두 명의 아들(Jeffrey, Jonathan)과 서울의 어린이 대공원에서 서로 만났다.

이때 찬순은 우리 아들 창희(1981)와  Jim네 아들인 Jeffrey(1979), Jonathan(1

982), 이들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을 우리에게 줬다. 나는  이 사진을 서재 한 가운데 두고 이를 볼 때 마다 아름다운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을 느낀다.   

3. 셋째 세대의 만남

2018년 4월 6일, 나의 가족(우리부부, 창희부부 그리고 손녀딸인 유주(2016.2)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 몰에서 Jim네 가족(Jim 부부, 둘째 아들인 조나단 부부 그리고 손자인 애쉬튼(Ashton, 2016.4))을 만났다. 애쉬튼의 한국 이름은 재한이다. 

나는 이 3세대인 유주와 재한이 만날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하는 설렘으로 다소 흥분돼 있었고 함께 사진 찍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들은 함께 포즈를 취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들  이 함께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려면 적어도 창희와 조나단(그리고 제프리)의 만남과 같이 이들의 나이가 5세는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만남에서 우리 아들 창희와 Jim네 아들 조나단이 처음 만  남으로부터 32년(1986.7.6-2018.4.6)만에 의젓한 성인으로 성장해 함께  찍은 사진은 1세대인 우리부부와 Jim부부에게 축복이고 행복이다.

우리 3세대가 서울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조나단과 부인이 아들인 재한을 데리고 부모(Jim 과 찬순)가 9년 간(2009-2018) 평택 미국인학교에서 근무했던 임무를 만족스럽게 마치고 귀국하기 전 부모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자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조나단과 부인의 방문이 이들에게 아주 아름다운 추억이 되리라고 믿는다.

나는 조나단 부부가 Jim의 부부뿐 아니라 우리부부에게도 3대간에 걸친 우정을 이어 가도록 어린 아들인 재한이를 데리고 서울을 방문했기 때문에 조나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글을 쓰게 됐다.

조나단은 미네소타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전체 장학금(full scholarshi

p)을 받고 미네소타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졸업했다. 그는 졸업 후 미국 공군 장교 입관시험에서 전체 26명의 합격자 가운데 수석으로 합격했다.

졸업 후 곧 장교로 임관 돼 콜로라도 주에 근무 하면서 동시에 엔지니어링 MBA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콜로라도에서 그가 맡은 직책은 위성강사(satellite teacher)였다.

그는 콜로라도 임무를 끝내고 현재 소령으로 수도인 워싱턴에 있는 국방성(펜타곤)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다. 조나단의 부친인 Jim은 육군소령으로 제대했다.

조나단은 어려서부터 매우 음악을 좋아해 초등학교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

그는 미네소타 청년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오리니스트였다. 그는 콜로라도 교회에서 캐서른(Catharine)을 만났다. 캐서른도 어려서부터 같은 악기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 이런 인연으로 조나단과 캐서른은 그곳에서 결혼을 했다.

그 후 캐서른은 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애쉬튼이 태어날 때까지 근무했다.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온라인을 통해 ESL(Eng

lish as a Second Language)을 가르친다. 

조나단과 캐서른은 한국을 무척 사랑한다. 그래서 인지 한국음식은 못 먹는 것이 없다. 찬순은 며느리인 캐서른의 식습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캐서른은 한국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밥과 국 그리고 김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조나단은 첫 돌도 한국서 맞이했고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다. 캐서른은 특히 결혼 후 한국의 문화, 언어, 음식에 대해 관심이 컸을 뿐 아니라 애호가이기도 하다.  

캐서른은 조나단과 애쉬튼을 데리고 한국을 방문하고자 했다. 이때 마침 부모인 Jim과 찬순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방문하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해 한국을 찾게 됐다. 이들은 멋진 봄인 4월초 2주간 한국에 머물  렀다.

첫 주는 다행이 찬순의 봄방학기간이라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지낼 수 있었다.

찬순은 1971년부터 미네소타 주에 살면서 다시 학사를 마치고 2개의 석사도 마쳤다. 30년간 교직생활과 겸임교수를 한 후 2009년 은퇴를 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으로 한국에서 교직생활을 다시 하고 싶었다. 다행이 곧 오산 미국고등하교에 부임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2009년부터 9년간은 찬순의 교직생활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우 소중하고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4. 3대의 우정과 행복

찬순은 Jim과 함께 2018년 6월15일 39년간의 교직생활(미국서 30년, 한국서 9년)을 마치고 2주간 자연인으로 서울서 친지들과 지낸 후 다시 미네소타로 이주할 것이다. 그래도 한국에 대한 사랑과 한국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언젠가 찬순 부부는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런 꿈을 가지고 있다. 몇 년 후 Jim의 3대에 걸친 가족(짐과 찬순, 조나단과 캐서른 그리고 재한)이 한국을 방문하면 우리 가족(상철과 해옥, 창회와 보람 그리고 유주)이 함께 만나기를 바란다.

이때는 성장한 유주와 재한이가 함께 멋지게 웃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기를 바란다. 이런 사진은 3대에 걸친 우리우정을 이어가게 할뿐 아니라 3대에 걸친 우리 모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우리 모두를 기쁘고 행복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