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스승과 제자, 그리고 행복 (7)
[현대일보 칼럼] 스승과 제자, 그리고 행복 (7)
  • 이상철
  • 승인 2018.07.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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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과 제자,

그리고 행복 (7)

나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67년간(1905-l972) 미국의 4대 일간지에 보도된 일본의 이미지(Japanese Image Projected in Four U.S. Dailies(1905-1972)"였다.

67년간은 1905년은 일로전쟁이 시작된 해부터 1972년은 닉슨이 중국을 방문 해 까지다.

일로전쟁에서 일본의 승리는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우호적인  시기였다면  닉슨의 중국방문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함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비우호적인 시기였다.  

이 논문의 연구목적은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변함에 따라 미국의 4대 일간지는 일본을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보도 했든가를 알아보는데 있었다.

나는 67년간 4대 일간지의 일본에 관한 신문보도(마이크로필름)를 읽는데만 1년 가까이 걸렸다. 4개 일간지를 택한 이유는 미국의 지역(동부, 서부, 중서부)에 따라 보도의 양과 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에머리로부터 5년간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치는 동안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에머리는 내가 3학기에 걸쳐 그의 세미나 강의를 수강하는 동안 내가 준비한 논문(term paper)을 발표하면 한 번도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다. 그는 나의 논문을 철저히 방어하고 칭찬해 주어 오히려 내가 송구스러울 정도였다.

한번은 내가 논문을 발표할 때 에머리는 학생들 앞에서“상철은 한국서 이미 모트의 미국 저널리즘(Frank Mott, American Journalism, 3판, 1971, 900쪽)을 통달했다”고 하면서 나를 옹호하고 격려하며 칭찬해 주었다.

모트의 아메리칸 저널리즘은 1941년 첫판이 나온 후 1971년까지 3판(edition), 9쇄(printing)가 출간 될 정도로 에머리의 “언론과 미국(Press & America)"이전까지 미국의 저널리즘 역사를 대표하는 표준 교과서였다. 나는 한국서 유학을 준비하면서 모트의 책을 읽었고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에머리는 학문에서 뿐 아니라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면에서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한 학기에 적어도 두세 번 정도 나와 몇몇 학생을 집에 초대해 식사도 함께 했다.

한번은 몇몇 학생들과 그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서재에서 세미나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에머리 부인되는 메리도 합석을 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해 했다.

그러나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 있는 세미나였다고 생각된다. 나는 나의 아버지가 내가 유학을 가기 전 1971년 50세의 젊은 나이에 작고(경복고교서 순직)했기 때문에 에머리가 나의 아버지처럼 느껴지기 까지 했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미국에 있는 동안 나의 학문적인 스승일 뿐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할만한 유일한 후원자요 보호자요 격려자 였기 때문이다. 내

가 학위를 마치고 하와이에 있는 동서문화센터의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에머리의 후원 때문이었다.  <다음주에 계속>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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