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스승과 제자, 그리고 행복 (6)
[현대일보 칼럼] 스승과 제자, 그리고 행복 (6)
  • 이상철
  • 승인 2018.06.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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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다방이 흔치 않았다. 학교 근처에는 다방이 없었고 시내 중심가에 몇 곳에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곽 교수가 초대해 서울역 근처의 다방(월계수)을 처음 가 보았다.

내가 대학원을 다닐 때 만 해도 학생이 다방을 찾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당시 내가 곽 교수를 따라 다방에 처음 갔을 때  받은 인상은 교수나 문인 그리고 사회 지도 층 인사들의 만남과 대화의 장소로 기억 된다.

곽 교수는 나를 집에도 여러 번 초대 했는데 1947년 설립했던‘서울신문학원’ 간판을 집안에 걸어 놓은 것을 보고 서울신문학원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리고 나와 몇몇 제자를 경기도 가평 근처에 있는 그의 (야산에 있는)밤나무 밭으로 초대했다. 우리는 밤을 아주 맛있게 배불리 먹었고 남은 것은 집에까지 가져온 것으로 기억된다. 이 밤 밭은 곽 교수가 은퇴 후를 생각해서 마련한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중앙대학교에서 신문학 석사를 받은 후 신문학과에서 강의도 하고 영자신문도 만들고 총장 비서실에서 근무를 하다가 1974년 미국의 미니아폴리스에 있는 미네소타 대학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그때 나이가 33세로 적지않은 나이였다.

몇몇 친구는 미국의 대학에서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대학의 교수가 됐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의 인류학과 교수가 된 안휘준은 고등학교 동창이고 켄트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의 신문과 교수가 된 차배근은 비슷한 또래의 나이였다.

내가 미네소타 대학서 만난 나의 진정한 스승은 에드윈 에머리(Edwin Emery)였다. 에머리는 미네소타 대학의 저널리즘 스쿨에서 39년을 가르친 후 1984년 6월 70세로 은퇴를 했다.

에머리가 쓴‘언론과 미국(The Press & America)은 미국 저널리즘사의 표준 교과서(standard history of U.S.)였다. 그가 쓴 미국과 언론은 1954년 첫판(1st edition)을 발간 한 후2000년 까지 9판을 발행 할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표준 교과서 역할을 했다.

나는 이 책을 4판부터(1978)부터 9판(2000)까지 소장하고 있다. 에머리는 그리고 그의 제자인 아지(Warren Agee)와 올트(Philip Ault)와 공저로 쓴 저널리즘 개론(Introduction to Journalism, 1955)발간 했든 데 이 책은 한국서도 번역, 출판됐다. 에머리는 내가 1974년부터 1979까지 5년 간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치는 동안 나의 지도교수였다. 나는 그가 가르치는 매스커뮤니케이션 역사 세미나(I,II,III)를 3학기에 걸쳐 수강했다.

1974년 9월 가을 학기에 첫 세미나(I)를 수강한데 이어 1975년 3월에 두 번째(II) 세미나에서 쓴 논문(term paper, 53쪽)을 지도교수는 우수하다(excellent)고 하면서 석사학위로 인정했다.

논문 제목은 1972년 7월4일에 있은 남북한 공동성명에 근거한 “남북한통일회담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의 반응”을 내용 분석한 것이었다.

나는 석사학위를 1년 만에 마쳤고 박사과정을 마치는 데는 1년 반이 더 걸렸다. 그리고 논문을 쓰는데 또 2년 반이 더 걸렸다. 박사논문에서는 근대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했다.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알면 자연이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도 알게 되고 이 4대 강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알게 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나는 일본역사 학과에서일본 역사도 수강을 했다. 그리고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대인간 커뮤니케이션(inter-personal communication)과 문화대인간 커뮤니케이션(inter-cultural communication)도 수강을 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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