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더 오래, 더 잘 살기 그리고 행복 (3)
[현대일보 칼럼] 더 오래, 더 잘 살기 그리고 행복 (3)
  • 이상철
  • 승인 2018.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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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치매와 관련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치매와 관련된 유전자는 없으나 노화에 대해 비관적이고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50%나 적다고 한다.
다섯째,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인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보다 친구라고 한다.
100개 국 이상, 27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정과 친구가 행복이나 건강과 관련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친구간의 강한 우정(strong friendships)이 건강과 더 관련이 있다고 했다.
물론 이런 결과는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여러 면에서 친구와의 우정은 가족과의 우정과 유사한 효과가 있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친구와의 우정이 가족 간의 우정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물론 가족 간의 우정, 특히 안 사람(파트너)과의 우정을 우선시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파트너가 최고의 친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친구와의 우정이 우선시 될 수 있다.
나는 교회를 가면 예배는 파트너와 같이 보지만 교회 식당서 점심 식사를 하거나, 식사 후 교회 북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교제를 할 때는 파트너는 파트너대로 파트너의 친구들과 친교를 나누고 나는 나대로 나의 친구들과 친교를 나눈다.
나는 친교시간에 교회에서 친한 친구들과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마음껏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때가 그 언제보다 행복하다.
내가 교회에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몇몇 친구들은 교회에 까지 와서 항상 파트너와 같이 붙어 다니기 때문에 친구들과 친교시간이 없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는 일정 시간을 함께 보내는 시간과 일정 시간을 서로 떨어져 친구들과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을 병행해 균형을 맞춤으로써, 같이 보낸 시간(shared time)과 떨어져 자유롭게 보낸 시간(free time)이 서로에게 유익과 도움을 주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누구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의지하고 서로 즐길 수 있는 친구를 갖기를 원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외로움(loneliness)을 면하기 위해 적어도 4명에서 5명의 가까운 친구(close pals)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인간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기 때문에 외로움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 연구에 의하면 외로움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0%나 높을 뿐 아니라 더욱 심각한 것은 외로움은 비만이나 공해보다 우리 몸에 더 해롭다고 한다.

3. 더 잘 살기 그리고 행복
라이프 스타일 의학(life style medicine)이란 말이 있다. 라이프 스타일 의학은 얼마나 오래 사는가(how long)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how well) 사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의학이다. 멜 이라는 심장학자는 한 환자에게 심장병이 심하기 때문에 1년 내에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 환자는 하루에 30번 이상 심장고통(chest pain)을 느낄 정도로 극심해 거의 절망 상태였다.
그로부터 28년 전 멜 이라는 심장학 의사는 이 절망적인 환자를 4가지 요법(절제된 음식, 운동, 스트레스 관리, 사회적 지원)에 의해 치료했다.
그 후 이 환자는 급성통증이 완전히 없어졌다. 진단 결과 극심했던 심장병은 완전히 회복됐다. 그는 지금 82세 로 완전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거나 병을 앓지 않고 죽는 날 까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지만 건강하게 잘 사는 수명은 이보다 7,8년이 낮은 70대 중반 정도다. 노화는 막지 못해도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은 가능하다. 
한국에는 100세 이상 고령(2016)자가 15,000명가량 되지만 이들 가운데 절반(43.1%)가량이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서 지낸다. 이들은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고통가운데서 살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잘 산다는 것은 우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 하고 또 해야 한다. 할 일이 있어도 할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곧 절망을 의미하며 이는 생의 종말이 가까워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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