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행복한 전직 대통령 (1)
[현대일보 칼럼] 행복한 전직 대통령 (1)
  • 이상철
  • 승인 2018.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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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직 대통령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
2017년 10월22일 자 모 일간지가 생존한 미국전직 대통령 5명 전원이 아주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는 사진을 소개하면서“왜 한국에선 전 대통령들이 안 보일까요”라고    했다.
이들은 허리케인“어마”와“하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및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이재민을 돕기 위해 텍사스 주 A&M 대학에서 열린 자선음악회에 모였다. 
타임은 2017년 미국이 어마와 하비와 같은 자연 재해로 입은 피해액은 미국 역사상 최고인 3천60억 달러나 된다고 했다(타임, 2018.1.22).
나는 국가의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를 돕기 위해 함께 모인 이들 전직대통령의 화기애애한 장면을 보고 전직 대통령이 행복하면 그 나라 국민들도 행복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 하면 전직 대통령이 행복하다는 것은 전직 대통령의 공공봉사와 역할이 컸을 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자유가 보장되고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 5명의 사진을 보면 지미 카터(왼쪽부터), 조지 H.부시, 바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의 순이다.
지미 카터(39대, 1977-81)와 조지 H. 부시(43대, 1989-93)는 둘 다 1924년 동갑이고 조지 W. 부시와 빌 클린턴도 1946년 동갑이다.
바락 오바마는 빌 클린턴과 같이 46세로 대통령에 당선돼 8년의 임기를 마쳤지만 56.7세(2018.1월 기준)로 가장 젊다. 이들 5명의 전직 대통령 가운데 민주당 출신이 세 명(카터, 클린턴, 오바마)이고 공화당 출신이 두 명(부시1세와 부시2세)이다. 
40대에 대통령에 당선 됐거나 승계한 대통령은 오마마와 클린턴을 포함해 7명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1901-1909) 42세, 케네디(35대, 1961-63) 43세, 율리시스 그랜트(18대, 1869-77) 47세, 클리블랜드(22대와 24대, 1885-89; 1893-97) 48세, 프랭클린 피어스(14대, 1853-57) 49세.
지미 카터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왔고, 부자간인 조지 H. 부시와 조지 W. 부시 그리고 빌 클린턴은 예일대를 나왔고, 오바마는 하버드대를 나왔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카터 외에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랜트(18대, 1869-77) 그리고 아이젠하워(34대, 1953-61)가 있다. 예일대 출신의 대통령은 5명이다.
태프트(27대, 1903-13), 포드(38대, 1974-77), 조지 H. 부시(41대, 1989-93), 클린턴(42대, 1993-2001), 조시 W. 부시(43대, 2001-2009). 하버드대 출신의 대통령은 7명이다.
존 애덤스(2대, 1797-1801), 존 Q. 애덤스(6대, 1825-29), 루터포드 헤이스(19대, 1877-81),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1901-09), 프랭클린 루스벨트(32대, 1933-45), 케네디(35대, 1861-63), 오바마(44대, 2009-2017).
하버드와 예일 대 출신의 대통령 외에 아이비리그 출신의 대통령으로는 프린스턴 대 출신이 두 명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대 출신이 두 명이다. 
프린스턴 출신은 메디슨(4대, 1809-17)과 윌슨(28대, 1913-21)이 있고, 펜실베이니아 출신은 윌리엄 해리슨(9대, 1841)과 트럼프(45대 2017-)가 있다.
위에 열거한 5명의 전직 대통령 연령과 학벌을 염두에 두고 이들의 담소 장면을 보면 시대는 물론 문화와 국경을 초월해 매우 인간적이고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제일 나이가 젊은 오바마는 한 가운데서 제일 나이가 많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앉아있는 부시1세에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오른 손으로 부시의 왼손을 잡고 왼손으로는 부시의 오른손 제스처에 맞추어 같이 손을 내밀고 위로와 격려 그리고 기쁨의 정을 나누고 있다.
부시와 동갑인 카터는 부시 왼 쪽에 서서 이들의 의미 있는 담소를 아주 인자하고 동정어린 모습으로 마치 기도를 하듯이 자신의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환하게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서로 당은 다르지만 동갑이며 같은 예일대 출신인 클린턴과 아들 부시는 오바마 오른 쪽에 서서 마치 옛 학창시절을 회상하듯 의미 있는 미소를 지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들 다섯 명의 얼굴 표정을 보면 모두가 하나 같이 진정으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음이 행복하면 얼굴이 빛난다(a happy heart makes the face cheerful)고 하는 성경(잠언15:13)의 말씀과 같이 이들의 얼굴 모습은 만인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빛을 발하고 있다.
사람의 얼굴에는 80개의 근육이 있어 7천 가지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말과 같이 우리는 누구나 마음으로부터 울어 나오는 진정한 웃음(genuine smile)을 짓는 표정관리가 중요하다.  카터는 중국의 등소평, 남아공의 만델라와 함께 20세기 웃음으로 세계를 변화시킨 “웃음의 삼인방”으로 꼽힌다.
카터의 환하고 해맑은 웃음, 만델라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용서하는 웃음, 등소평의 아주 순진하고 어린아이 같이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웃음은 세계를 바꾸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었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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