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7월 1일
잊혀진 7월 1일
  • 김정현
  • 승인 2017.07.11 00:00
  • icon 조회수 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월 1일은 성남시가 44번째 맞은 생일이다.
조용하던 광주의 한 마을이 서울의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광주대단지 사건이라는 큰 진통을 겪고 탄생한 성남시는, 노태우 정권 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에 의해서 급속하게 성장한 후, 지금은 전국 굴지의 대 도시로 발전해 세계 100대 도시로의 진입을 시정 목표로 삼고있다.       
기독교 신자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미사를 드리고, 불교 신자는 음력 4월 8일 연등 법회를 열며, 우리나라는 10월 3일 개천절을 기념하면서 단군 성조의 홍익인간 정신을 기리고 있다.      
가정에서도 첫돐을 시작으로 회갑. 칠순,팔순 생일에 잔치상을 차려 주고 미역국을 끓인다.
성남시도 구 시청 시절 7월 1일에는 시민회관에서 기념 행사를 하고, 시청 뜰에서 시민들과 잔치국수를 먹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날씨가 덥다, 장마철이다, 4년 마다 시장 취임일이 겹친다 등 하찮은 이유로 성남시 진짜 생일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10월 시민의 날 행사로 대체했다.   
더구나 금년 4 - 5월에는 이재명시장의 대선 도전, 6월에는 시의회의 행정감사, 7월 초 대폭적인 공무원 인사로 분위기가 어수선 했으며, 덧붙여 1일과 2일이 공휴일 이어서 관심 조차 가지는 사람이 없었으리라. 그러나 애견 인구 1천만 시대를 맞아 강아지도 입양일 1년이 되면 특식으로 생일 파티를 한다는데, 소위 1백만 도시의 생일을 맞이해서 기념 세미나 하나 없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도시인지 의문이 든다.
3천억원 짜리 호화청사를 차지하고 있는 공직자는 온통 인사에만 정신이 팔려있고, 성남아트센터의 웅장한 오페라하우스는 건물만 있지 영혼이 없다.
성남의 역사를 연구하는 성남문화원은 말이 없으며, 청소년 재단은 차세대 지역 청소년들에게 성남의 정신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또한 시의회는 지난 6월 30일 선배 의원들 모시고 부폐 파티로 배만 불렸지 다음 날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는 의원이 없다.   
큰 강은 샘물로 부터 시작되고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우뚝 설수 있다.
성남의 근본을 무시하면서 시민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공직자와 정치인들, 과연 그들도 자신의 생일 날 미역국 한 그릇 먹지 않고 무심히 보내고 있을까?  
세계 100대 도시 중 생일날 아무것도 하지않는 도시가 있는지 인터넷 검색이나 해 보련다. 

◇ 필 자

김정현
<성남주재·국장대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