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친절과 행복, 한국인의 친절(3)
[현대일보칼럼]친절과 행복, 한국인의 친절(3)
  • 현대일보
  • 승인 2017.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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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친절의 체험
친절에 관해 한 일간지에 보도된 내용은 우리에 신선한 감동을 준다.
친절의 문 활짝 연 은행원 출신 병원장의 이야기다.
대전이 있는 선병원 원장 선승훈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제대로 된 병원이라면 몸의 병뿐 하니라 환자의 마음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했다. 가장 절박한 것은 환자를 대하는 병원 직원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라고 했다.
그는 병원 직원들의 표정과 말투 마인드 등 모든 것이 달라야 하고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실상은 이와 반대다.
환자들은 병원에 불만이 많아도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직원들이 하나같이 미소는 고사하고, 퉁명스럽고 설명도 잘 안해 준다.
환자와 눈을 마주치며 자상하게 대해 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환자를 귀찮아하는 모습도 많았다.  
의사 중엔 서비스는 무슨 서비스, 진료 잘하고 병 잘 고치면 되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이런 의사들에 이런 말을 했다. 환자들을 정말 아끼는 마음을 가져달라 그리고 그걸 표현해 달라고 했다.
실력과 의술은 기본이다. 여기에 환자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 정신적으로 위안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선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무언가를 적는다.
환자가 높은 베개를 좋아하는지 낮은걸 좋아 하는지, 예민해서 텔레비전 소리조차 싫어하는지 당뇨, 고혈압 등 가족력에 대한 걱정이 있는지 등 관심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기록한다. 이 기록은 이 환자가 다시 왔을 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해 줄 수 있다.
간호사용 가이드북엔 “발딱응대”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는 손님과 이야기 할 땐 즉시 일어나 눈을 마주쳐야 한다. 
나도 한국인의 친절에 대해 평생 잊지 못할 두 가지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첫째는 1981년 7년간 미국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모교인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 할 때였다.
귀국 후 1년은 버스로 통학을 했다. 하루는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데 가벼운 정신이상을 느꼈다.
H대학병원엘 갔더니 간염이라고 했다. 1년간 약을 복용했다.
1년이 지나도 간염 약만 계속 처방해 줘 S대학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에서도 간염 약만 몇 달을 복용했다. 그런데 마침 친척의 소개로 당시 간의 권위자로 알려진 최모 박사를 만났다. 그는 나의 검사기록을 꼼꼼히 보더니 이 정도의 간염수치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데 왜 약을 먹느냐고 핀잔을 주면서 당장 약을 먹지 말라고 했다. 그의 친절하고 확신에 찬 말 한마디가 나의 아프던 간을 완전히 치유했으며 지금도 간에 관한한 별 이상이 없다.
둘째는 S치과 병원의 S원장에 대한 친절체험이다. 나는 S원장을 1980년대 초부터 알게 됐다.
당시 우리 아이는 아주 어렸다. 어린 아들은  치과 병원에 가 의사를 보기만 하면 어찌나 때를 쓰고 우는지 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S원장을 만나면서 부터는 울음을 그쳤고 필요한 치료를 할 수 있었다.  
당시는 우리 아이가 울음을 그친 것이 신기하게만 여겼는데 지금은 이해 할 것 같다. 그의 환한 미소와 친절 때문이었다. 그때만이 아니라 지금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권위의식 때문에 미소는 고사하고 얼굴이 굳어있고 아이가 울면 왜 우느냐고 더 무서운 얼굴로 크게 말 하니까 우리 아이가 겁이 나고 무서워 더 울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나는 최근 S원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나는 S원장이 근무하는 병원의 근처에서 살다가 10년 전 꽤 거리가 먼 상도동으로 이사를 했다. 거리고 멀고 해 집에서 가까운 C대학병원 치과를 이용했다. 이상하게도 윗니의 오른쪽 부위가 부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 후 몇 번 치료를 받았다. 몇 번을 다녔더니 담당 의사의 말이 언제 뽑아도 뽑아야 하니 이를 뽑으라고 했다.

 <다음주 계속>

이상철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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