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행복칼럼] 성취와 행복<2>
[현대일보 행복칼럼] 성취와 행복<2>
  • 이상철
  • 승인 2017.03.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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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취와 행복
루스벨트는 행복은 성취의 환희(joy)에 있다고 했다. 여기서 환희(joy, 조이)는 일반적으로 기쁨이나 즐거움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원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조이는 영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만족감에서 오는 기쁨이나 심리적인 만족감에서 오는 즐거움과 차원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산의 정상에 오르는 이유는 정상에 올랐을 때 오는 만족감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함 즉, 영적인 환희를 느끼기 때문이다.
성취는 목적 달성을 말한다. 목적을 세웠으면 달성을 하는 것도 목적을 세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목적을 세웠지만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신년이 되면 체중조절, 운동과 같은 목적을 세우지만 이를 달성하는 사람은 10%도 안단다고 한다.
멕시코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출전했던 탄자니아의 한 젊은 선수는 이런 말을 했다. “나의 조국은 나를 7천마일이나 넘는 아주 먼 이곳 까지 경주를 완주(finish)하라고 보냈지 시작(start)만 하라고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누구와 경쟁을 해 1등을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오직 경주를 완주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이는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목적달성의 성취에서 오는 만족감은 1등을 한 선수 못지않게 자신을 만족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한 것을 성취하려면 기술과 노력, 용기와 결단력, 인내와 희생 그리고 힘든 일(hard work)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흑인 최초로 44대 대통령을 역임한  오바마(2009-17)는 재임 중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힘든 일과 결단력 그리고 희생과 인내를 감수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결코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없었을 것” 이라고 했다.
목적을 성취하더라도 그 성격에 따라 만족감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 다수의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려 될 수 있는 한 많은 성취를 하도로 하는데 집착을 한다. 이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자녀들의 뛰어난 학업성취가 행복을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좋은 학교와 좋은 대학에 가게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대우가 좋은 직장을 얻게 되고 이런 일련의 좋은 성취를 하게 되면 자녀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현재의 고통이 없으면 미래의 기쁨이나 행복도 없다는 논리에 따라 현재의 행복이나 기쁨을 외면하고 끊임없는 경쟁만을 부추기게 된다. 그러나 행복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 바로 지금 여기 나 자신의 마음 가운데 있기 때문에 계속되는 성공과 성취에도 불구하고 행복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세상에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가장 많고 사회나 국가가 이런 과당경쟁을 부추긴다. 이런 무모하고 끝없는 경쟁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중등학교, 대학에 까지 계속될 뿐 아니라 사회에 진출해 좋은 직장을 얻고도 계속된다. 이런 과당경쟁의 경우 계속되는 목적달성과 성취에도 불구하고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목적의 성취가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want)보다 필요한 것(need)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원하는 것은 희망사항(wish)이지만 필요한 것은 꼭 있어야 할 필수사항(necessity)이다. 육체를 보더라도 필수사항은 기본적이고 영양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한다. 빵은 신체에 영양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기본적이고 필수적이지만 잼(jam)은 맛만 더해 주는 희망사항이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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