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요구 미친 것 아닌지
[현대일보칼럼]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요구 미친 것 아닌지
  • 승인 2016.12.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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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총리 아베신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장기 집권하고 있는 국가 지도자다.
사실 일본인은 정치에 관심 없기로 유명하다. 또한 매우 보수적이어서 정권교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베의 정치적 승승장구에는 분명 그만의 비법이 있을 것이다.
아베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일본의 대표적 우익이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비정상적일 만큼 일본의 범죄전쟁을 옹호하고 주변국을 비난하는 등 해괴한 정치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장기불황 속에서 아베는 소리 없는 일본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합리화하는 망언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베는 오히려 그런 이슈를 정치적으로 즐기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이명박정부와 이어서 박근혜정부의 친미-친일 외교기조에 힘입어 2차대전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일본이 마치 깡패국가 북한과 자라나는 위협인 중국을 막아낼 수 있는 동아시아의 구세주인양 행세하기까지 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아베의 행동은 지금까지는 그냥 어이없는 어린아이 고집정도로 보고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탄핵의 혼란 속에서도 기여이 한일군사보호협정을 체결함으로서 일본의 자위대는 간접적으로 군대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는 또한 한국이 일본을 전범국가로 보지 않는다는 합의로 인식될 수 있다. 법률적으로 보면 기소 포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보수정권이 집권한 기회를 일본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들의 최종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일본의 아베는 노골적으로 UN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UN이라는 국제기구가 일본과 독일이 초래한 2차 대전의 폐허를 국제 사회가 공동의 노력으로 복구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이 그것도 아베가 UN 상임이사국을 요구한다는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이 이미 상임이사국 지위에 한껏 다가섰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일본이 이러한 외교적 성과를 낳기까지 방관을 넘어서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반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과 같은 2차 대전의 피해 당사국들이 여전히 일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에 면죄부를 부여한 것은 이들 주변국의 일본에 대한 압박수단을 약화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외교적 민폐를 끼친 것과 같다.
한국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하루 빨리 지금의 혼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정부가 구성 되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정부는 속히 외교원칙을 새롭게 확립하고 세계 10위 규모의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부끄럽지 않은 나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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