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미국 트럼프 당선 이후 한미관계
[현대일보칼럼]미국 트럼프 당선 이후 한미관계
  • 승인 2016.11.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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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마치 트럼프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할 만큼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미국의 주요 언론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제 사회는 트럼프의 과격한 대외정책에 대한 공약에 우려를 표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선거 결과를 큰 반전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미국의 선거 과정을 평가한다면 사실상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 또한 매우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는 초기부터 주요 언론과 대립하며 언론에 우호적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주요 언론이 트럼프에 반대하면서 대외적으로 트럼프의 미국 내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었다.
한국은 트럼프가 선거과정에서 자주 지적한 개혁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었고 더욱 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예측하려는 경향이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당선에 준비할 시간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4년 중임의 대통령 제도를 가진 국가로 일반적으로 현 대통령이 중간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지기 때문에 8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따라서 확고한 민주-공화 양당 체제로 정립된 미국 정치에서 한 정당이 두 번의 행정부를 연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한 정당이 최장 16년의 긴 통치를 이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한국은 공화당의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중 한미FTA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은 과거 한미 FTA와 관련된 민감한 여론의 반응을 경험했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의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이슈는 큰 주목을 받게 된다.
한미FTA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장기적인 계획의 일부다. 특히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의 한미 FTA는 경제 논리만으로 해석될 수 없다. 한국에 앞서 일본과 FTA협상을 진행한 미국은 최종 타결에 실패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과의 FTA가 미국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상품의 비중을 감소시킬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과의 협상에서는 미국 국내시장 보호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한국과의 FTA는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확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목적이 있었다. 또한 미국 내수 시장에서 중국 상품과 경쟁하여 중국 상품의 점유율을 억제할 수 있는 한국과의 FTA는 보다 정치적 전략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FTA의 재협상을 선거 활동에 내세웠다. 이는 미국시민들이 국제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FTA는 관세 인하를 통한 상호 시장 확대의 목적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중요한 목표를 위한 사전 포석이다. 향후 공화당의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FTA에 큰 변화를 시도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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