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최순실 중국 ‘쟝칭’의 선례를 한국에 남기나
[현대일보칼럼]최순실 중국 ‘쟝칭’의 선례를 한국에 남기나
  • 승인 2016.11.10 11:41
  • icon 조회수 11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진으로 국민들이 마음졸이던 와중에 정말 큰 충격이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최순실 사태는 아직까지 국민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와도 같다. 일부에서는 이건 독재도 아니라 점을 쳐서 나라를 다스리는 ‘신정’ 체제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건 정말, 지금 텔레비전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미 최태민과 관련된 의혹과 루머가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동안 누구 하나 이것을 심각하게 생각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야 서로 앞다투어 사진과 자료를 들고 나와 일찍부터 최태민과 최순실의 행패를 경고했었다고 소리 높이고 있다.
이것이 더욱 암담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왜 아무도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후보시절 야당에서는 선친인 박정희의 친일문제와 유신헌법에 초점을 맞춰 선거전략을 펼쳤다. 박정희와 노무현의 대리전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박정희를 깎아 내리는 것이 좋은 전략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 지속되는 경제한파 속에서 박근혜를 더욱더 옹호하는 결과를 낳았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지금 우리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과거 마오쩌둥 시절 중국은 10년 간의 문화혁명으로 사회가 피폐화되었다. 문화혁명을 이끈 주역으로 마오쩌둥의 사후에 4인방으로 지칭되며 숙청된 이들 중에는 마오쩌둥의 부인인 쟝칭이 있다.
쟝칭의 심각한 횡포를 경험한 중국 지도부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이 정치에 절대 관여하지 못한다는 내부 규정을 두게 되었다. 중국에서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을 잘 볼 수 없는 것이 이때부터 지켜져내려온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대통령의 친인척은 물론 가깝게 지내온 사람은 그 누구든 언론과 국민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혹자는 본래 권력은 외로운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큰 범위에서는 인간관계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어떤 시스템을 적용하던 그 사람의 올바른 인식이 결과를 좌지우지 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다시 한번 외쳐야 한다. 아직도 혐의를 부정하는 최순실에게 상식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