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중국 시진핑 집단지도체제 끝내나
[현대일보칼럼]중국 시진핑 집단지도체제 끝내나
  • 신경환
  • 승인 2016.10.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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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권력 구조는 특이한 부분이 많다. 아직 우리에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집단 지도 체제라는 중국의 지도층 구성이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 체제는 1당 체제와 1인 독재 구조다. 실제로 가까운 북한이 3대 세습을 거치며 종신으로 죽을 때까지 1인 권력 구조를 이어왔다. 또한 쿠바의 카스트로 또한 결국 죽을 때까지 최고 지도자 지위에 있었다.
가장 거대한 사회주의 제국이던 소련은 정권 교체가 자주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최고 지도자에 오른 권력자들이 대부분 단명하여 지도자 교체가 자주 진행된 것이다. 결국 흐루시초프와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권력을 오래 향유하지 못하고 자연사하였다.
초기 중국에서도 이와 같은 원칙이 지켜졌다. 초대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마오쩌둥 또한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다. 천안문 사태가 아니었다면 덩샤오핑도 사망 전에 권력을 이양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덩샤오핑이 장쩌민에게 국가주석 직을 물려주고 처음으로 집단 지도 체제를 구성하였을 때도 ‘집단 내에서 합의가 안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덩샤오핑 동지의 조언을 따른다’라는 내부 규정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장쩌민 또한 덩샤오핑이 생물학적으로 사망하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중국의 최고 지도자라고 할 수 없었다.
1당 체제로 정권의 안정을 중요시하는 중국에서 권력 교체는 매우 긴장이 고조되는 정치 이벤트이다. 최고 지도자가 종신에 걸쳐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정권의 안정 측면에서 보면 매우 합리적인 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천안문 사태 이후로 중국에서 집단 지도 체제가 확립되면서 권력 교체에 대한 복잡한 원칙이 만들어졌다. 두 번에 걸친 10년간의 임기 중에서 절반은 이전 정권과 공존하고 나머지 절반은 차기 정권과 공존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7인에서 11인으로 구성되는 중앙정치국 상임위원의 구성이 최고 지도자가 교체된 이후에도 일부가 현정권에 남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장쩌민 이후 후진타오가 국가 주석과 당총서기로 등극하여 후진타오 시대를 열었지만 한동안 장쩌민이 중앙군사위주석직을 유지했다. 또한 임기 중반에 이미 차기 지도자로 선정된 인물이 미리 현 지도부의 상임위원으로 임명되어 공조를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권력이 한동안 동거하며 권력의 안정성을 공고히 하고 정책의 지속성을 강화한다.
그러나 지금 시진핑은 과거 중국의 집단 지도 체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최고 권력 집단의 일원이라고 볼 수 있는 보시라이를 처벌하면서 그간 공산당 내에서 금기라고 할 수 있는 최고권력자의 사법처리가 단행되었다. 또한 지속적인 반부패 운동을 통해 주요 간부급 인사들의 사법처리가 이어지고 있다. 만약 시진핑이 차기 지도부를 18기 6중전회에서 선임하지 않는다면 집단 지도 체제의 원칙을 깨고 장기 집권을 시도할 수도 있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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