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동아시아 지역 패권
[현대일보칼럼]동아시아 지역 패권
  • 신경환
  • 승인 2016.09.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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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의 패권을 추구해왔다. 보다 정확하게는 중원을 지배하는 세력이 자연스럽게 동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중원 지역은 풍부한 농업생산력을 가지고 있고 오랜 기간에 걸쳐 문명이 축적되었다. 식량의 잉여생산과 체계적인 국가 구조는 주변국을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현대사회에서 더이상 군량미의 양과 징집 가능 인구가 전쟁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대 국제사회에서 국력은 종합적인 경제 규모와 기술력 등으로 평가된다. 또한 패권은 종합적인 국력에 더해 외교적 영향력의 효율성을 의미한다고 해야 것이다.
결과적으로 종합 국력이 큰 국가들 중에서 누가 활발한 외교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누가 패권을 추구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의 전방위적인 외교 행보가 주목과 의심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동아시아는 물론 멀리 아프리카에서 매우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는 그동안 국제 외교 무대에서 소외받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중국은 초기에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주요 건물들을 원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로와 항만과 같은 SOC 분야에 집중하여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지원을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 또한 경제 발전의 근본적인 기반이 되는 SOC 분야의 지원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을 매우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제 사회는 미국이 경제적 이익이 있는 중동문제에는 적극 개입하면서 정작 내전과 기아로 혼란스러운 아프리카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해왔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빈 공간을 파고든 것이다.
미국은 뒤늦게 아프리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된 이후로 미국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권이 불안정한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미국의 개입이 자신들의 정권 유지에 영향을 줄것을 우려해 미국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방식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일본으로 하여금 아프리카에 경제적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엔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으로서는 미국이 주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수 없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데 일본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전에 없이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일본으로 하여금 신냉전구조를 심화하도록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더욱 높은 수준의 위기감을 국제사회에서 조성하려 할 것이다.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위협을 과장하고 불안감을 조성할 수록 미국이 일본에 부여하는 활동공간이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의 새우가 될 것이 아니라 저울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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