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일은 떼를 써도 안된다
안되는 일은 떼를 써도 안된다
  • 김정현
  • 승인 2016.09.01 16:24
  • icon 조회수 9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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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 성남시청 앞 마당에 상여가 등장했다.
성남시 행정을 질타하는 어지러운 깃발이 휘날리고 하얀 소복을 입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뙤약볕 아래서 목청 높여 소리치기 벌써 10여 일째.
마치 세월호 유가족 모임처럼 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이 시위대는 중원구 금광 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다.
이들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자신들이 추천하는 감정평가위원 1명을 선임해달라’는것이다. 즉 재산 평가를 높여 보상을 더 받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 관계자에 의하면 이들의 요구는 ‘국토부의 법규와 성남시 조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감정 평가는 공정해야하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가 개입할 수 없는 규정이다. 자신의 재산을 운용하면서 수천만 원을 더 받고 덜 받는 순간에, 상여 매고 소복 입고 시위를 하는 행동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이들을 제외한 87%의 금광 1구역 주민들은 법에 정한대로 빠른 시일 내에 재개발 사업이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으니, 과연 시민들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  목적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법을 어길 수는 없다.
금광 1구역 비상대책위원들의 요구가 이해는 된다고 해도 성남시가 법을 어기면서 도와줄 수는 없다. 설령 성남시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이들의 요구가 수용된다고 해도 나머지 87% 주민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후의 사태는 더욱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안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떼를 쓰는 시대는 지났다.
87%의 비참여 주민들도 감정 평가를 높게 받고 싶겠지만 그들은 법을 존중하고 이를 수용함으로써, 빠른 사업 시행이 오히려 돈을 버는 일로 여기고 있다. 
다행히 폭염은 지났지만 이들 옆을 지날 때마다 식사는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동정심이 인다. 시 관계자들도 묘수를 찾고 있는 중이라니 이를 믿고 시위를 멈추기 바란다.

◇ 필 자

김정현
<성남주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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