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사드대응 야당의원 중국방문
[현대일보칼럼]사드대응 야당의원 중국방문
  • 신경환
  • 승인 2016.08.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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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문제를 놓고 여당과 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새로운 남남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야당 초선의원들이 중국상황을 탐방한다는 차원에서 일부 보수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중을 강행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야당의원들이 출국하는 과정에서 보수단체에서는 ‘사대’외교를 즉각 중단하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보수파 전문가들도 이들 야당의원들의 중국방문이 결국 중국에게 이용만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일면 타당한 부분이 있다.
실제로 이들 야당 의원들이 중국의 고위층을 만나 실질적인 외교적 논의를 할 수도 없다. 국회의원이기는 하나 행정부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외교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입장에서는 이들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사드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주장에 근거를 보충해 주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모두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대’의 뜻은 말 그대로 큰 것을 섬긴다라는 의미이다. 사실 중국이 큰 나라이기는 하나 크고 작은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국력을 크기로 대비해서 말한다면 여전히 미국이 가장 큰 나라이다.
실질적인 국력을 놓고 얘기하자면 중국이 농구공이면 중국은 여전히 핸드볼 만한 크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한국은 그에 비해 야구공 만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보다 큰 것을 모두 섬긴다고 하면 그 또한 사대라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사대’는 현대정치학 용어로 설명하면 ‘패권’에 대한 편승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패권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패권은 그에 부합할 만한 공동체의 합의가 있어야 성립한다. 한국은 분명 2차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영향력에 편승하여 왔다. 현재까지 이러한 한국의 국제전략에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야당의원의 중국방문은 그들이 외교특사의 자격으로 방문한 것이 아닌 이상 외교적 역할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일정부분 중국인들의 분노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중국은 ‘11억 거지떼’ 발언 이후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다.
중국은 분명 야당의원들의 방문을 사드반대 여론에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일반 시민들이 한국에 적대감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오히려 중국정부가 야당 의원들의 중국방문을 중국내 여론에 활용하는 것이 중국 일반 시민들의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완화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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