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21세기 국가주의 재현
[현대일보칼럼] 21세기 국가주의 재현
  • 신경환
  • 승인 2016.07.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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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세기를 아우를 수 있는 한마디는 이념논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강대국이 약소국을 식민지화 하고 힘이 없는 민족을 노예화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부유한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가난한 사람이 착취당하고 궁핍한 생활을 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통해 더 이상 강한 민족이 힘으로 다른 민족을 핍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사실에 인류사회가 합의를 하기에 이른다. 물론 지금은 매우 상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사고의 변화가 불과 반세기만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놀라운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만약 20세기 초중반에 태어난 사람은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세계와 지금의 세계가 180도 완전히 다른 상황을 한 생애에 경험하는 것이다.
20세기 초중반을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에 대한 진리를 확인하는 기간이었다고 하면 20세기 중후반은 평등의 정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논쟁하는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각각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진리에 바탕을 두고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도 1990년대 사회주의권이 붕괴되면서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21세기 현재 상황을 보면 더 이상 이념논쟁의 주제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오히려 20세기 초의 국제상황이 재현되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여러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강조하며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는 20세기 초 나타난 자민족 우선주의를 연상케 한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치며 정치 주변부에만 머물던 트럼프가 미국 전통 양당 중 하나인 공화당의 합법적인 대선후보가 되었다.
또한 중국은 전통적인 우방이던 북한에 대한 제제에 동참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가 한국이 사드배치를 결정하자 다시 북한에 손을 내밀고 있다. 결국 현재 국제사회는 과거 20세기 초 식민지 확장을 위해 서로 경쟁하거나 연대하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21세기는 더 이상 이념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하고 있지 않다. 시장운영에 대한 인식을 원칙적인 면에서 모두 동의하고 있고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이 인류사회를 위해서 좋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각각의 국가가 민족주의를 강화하면서 자국민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노력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큰 강대국은 약소국의 시각에서 보면 힘을 기반으로 한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 한국 또한 지금 한국이 가진 국력과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국익을 위한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 필 자

 

 

신경환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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