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행복의 추구와 미국의 대선전망<1>
[현대일보칼럼]행복의 추구와 미국의 대선전망<1>
  • 이상철
  • 승인 2016.07.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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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의 성격
미국의 건국이념과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내용이 제퍼슨의 독립선언문(1776)이다. 이 독립선언문의 핵심적 내용은 이렇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천부적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가운데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권(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이 있다고 했다. 세계 모든 나라들 가운데 행복의 추구권을 건국이념으로 정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제퍼슨은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의 비문(epitaph)에는 그가 대통령을 했다는 문구는 없다. 그의 비분에 새겨져 있는 것은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문의 창시자이며 버지니아 대학의 창설자라고만 적혀있다. 그만큼 제퍼슨의 독립선언문은 미국의 성격을 영원히 규정하는 유일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권은 서로 다른 개념이 아니라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다. 한 나라의 시민이 행복해지려면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고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자유가 없는 독재국가에 사는 사람은 아무리 성공을 해도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는 이런 말을 했다. 중국은 13억 인구 가운데서 인재를 발굴할 수 있지만 미국은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 인재들이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미국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행복과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느냐 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데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어떻게 이기느냐에는 관심이 없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기면 된다고 믿는다. 그는 오로지 이기는 데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내적으로는 정부도 무시하고 민주제도의 근간인 법의 원칙이나 법 체제도 무시하고 외적으로는 독재국가의 지도자들을 칭찬하고 찬양하기까지 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승리를 위해 미국이 지금까지 쌓아온 가치관과 성격 그리고 실험을 무시하고 있다. 그는 신앙도 하나님은 미국을 반드시 부유케 하고 번영케 할 것이라는 번영복음(prosperity gospel)만을 강조한다. 그러나 가치관이 있는 믿음은 행복을 보장해 주지만 가치관이 결여된 믿음은 행복을 보장하지 못한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은 돈을 벌어도 사익이 아니라 공익과 올바른 일에 쓰기 때문에 나라가 번영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한 사람이 돈을 벌면 사익과 부당한 일에 쓰기 때문에 나라가 번영할 수 없다.  


2. 미국의 실험 
한 논객은 이런 말을 했다. 만일 선출직이나 행정직과 같은 공직에 종사한 경험이 전무 해 리더십 검증이 되지 않은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동안 미국이 쌓아온 “미국의 실험”이 끝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논객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유권자들이 8살 먹은 아이를 당선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8살 먹은 아이답게 북한의 김정은이 자신을 만나러 미국에 오면 햄버거를 함께 먹으며 핵무기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떠벌였다.
미국이 228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실험 때문에 가능했다. 미국의 실험이란 전술한 제퍼슨의 독립선언문에 나타난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권”을 말한다. 미국이 영국과 싸워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도 싸워 이길만한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유과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하는 기백과 용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음 주에 계속>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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