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의 법칙으로 임하겠습니다
일몰의 법칙으로 임하겠습니다
  • 현대일보
  • 승인 201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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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보가 창간 21돌을 맞았습니다.

현대일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애독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21돌. 사람에 비유하자면 혈기왕성한 질풍노도의 청년기 입니다. 

각종 통신, TV, 인터넷 매체의 홍수속에서 지면이 살아 남기는 참으로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진취적인 기상과 저돌적인 힘으로 현실에 적응해 나갈 나이임에도 너무나 많은 정보지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라 힘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직필정론만을 지향하는 마음가짐으로 굳굳이 한해 한해를 보람차게 보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거짓과 가식이 아닌 정도를 걸어 옴으로써 독자 여러분들의 호응를 받았으며 그러므로써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판의 혼란, 수없이 발생되는 사건 사고들, 그리고 빠르게 요구되는 각종 정보를 전달키 위해 저희 기자들은 긴장속에서 여러분들의 곁에 있었습니다.

저희 현대일보는 기자들에게, 일을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할 할 것 두 가지를 주문해 오고 있습니다.

첫째는 할 일을 미루고 시간을 끌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장 시작해도 될까 말까 한 일을 내일해도 괜찮겠거니 방심하다가 결국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두번째는 위임하는 것입니다. 분명 자신이 직접해야 하는 일임에도 일시적으로 게으른 마음이 생겨 다른 사람이 대신하게 하는 것입니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이 일을 처리하면 시기와 기준 모두를 잘 조정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대신하게 되면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지 못할 뿐더러 고민도 깊이 할 수 없게 됩니다. 그 결과 여차하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을 할 때는 첫째 ‘쟁취’하는 정신이 필요하고 절대로 질질 끌어서는 안됩니다.

둘째로 ‘돌진’하는 정신이 필요하고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 할 일에 요행을 바라며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관리학에는 ‘일몰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의 일은 반드시 해가 지기전에 완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대한 기회를 잃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자의 역할도 마찬 가지라고 봅니다. 기회가 왔을때 포착하지 못하면 특종은 물론이고 기사 또한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장에 써야할 기사와 쓰고 싶은 기사가 있어도 제때 쓰지 못하면 결국은 뉴스 가치가 없는 기사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기자가 기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것입니다. 그만큼 기자는 늘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화이부동함으로 경쟁하겠습니다.

현실의 독자층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보다 다양한 정보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언론매체들과의 경쟁은 피해 갈 수는 없는 숙명입니다. 

격렬한 경쟁은 항상 복잡하고 첨예한 모순을 야기 합니다. 때문에 격렬한 내외부 경쟁에서 앞서고자 한다면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경쟁이 초래한 각종 모순을 잘 처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 손가락을 펴면 서로 길고 짧은 것을 비교하고, 연꽃이 물위로 나오면 높고 낮음을 다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비교하는 마음이 있어 함께 있으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는 생각을 멈추지 못합니다. 

‘비교하다’라는 뜻의 ‘비’자는 두 개의 ‘비수’로 이뤄져 있습니다. 두개의 비수가 맞대고 있으니 타인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해치기도 합니다.

항상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비교되는 대상에 대한 선망, 질투로 인해 적대감을 만들고 자신 역시 내상을 입습니다. 

인생은 나보다 못한 것과 비교할 때 행복해지고, 주위와 비교하면 진취적으로 고무될 수 있지만 늘 고개를 들고 높은 곳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록 상실감이 생기고 내상을 입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잘 조정할 수 있어야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대일보는 경쟁지들과 경쟁은 하되 ‘리즘’에 빠지지 않고 ‘화이부동’한 마음 가짐으로 모든 기사에 임할 것입니다.

획일화된 뉴스 메뉴가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기획력으로 대상을 바라 볼 것이며 통찰해 나갈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을 움직일 수 있고 마음이 흐트러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큰일을 하려면 반드시 자원이 있어야 하지만,동시에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과 응집력입니다.

현대일보는 자원이 없음을 걱정하지 않고 사회적 믿음이 없음을 걱정하겠습니다. 현대일보는 ‘기자’ 개개인들에게 믿음을 우선시하는 풍토를 조성토록 할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믿음,사회전반에 대한 믿음으로 정직한 기사와 신뢰가 풍족한 기사를 양산해 내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해 나아갈 것 입니다.

 

권  오  륜

<본보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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