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중국 시진핑의 영국방문
[현대일보칼럼] 중국 시진핑의 영국방문
  • 신경환
  • 승인 201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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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영국은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가장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근대사에서 중국은 영국의 제국주의 침략에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아편전쟁을 통해 국토의 일부를 조계지로 내 주어야 했고 각종 불평등조약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러한 과거뿐만 아니라 아직도 중국은 영국이 수탈해 간 자국 문화재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며 감정적인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유럽문화를 대표하는 영국에 대해 동경의 눈빛을 감추지 않는다.
사실 동양문화를 대표하는 중국과 서양문화를 대표하는 영국은 서로 대비되면서도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비교되는 말 그대로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강압적인 현대화가 아닌 자체적인 혁명을 통해 현대화를 추구했다.
20세기 초 중국의 지식인들은 당시로서는 매우 세련되면서도 유럽적인 사회주의사상을 중국에 받아들였다. 특히 잔존해 있는 청나라의 봉건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중국은 영국의 입헌군주제와 같은 현대적인 제도에 매료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중국과 영국은 철의 장막으로 나뉘어 있던 냉전시기에도 우호적인 교류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불상(四不像)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노루의 일종인 미록을 냉전이 한창 진행되던 1983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한 것이다.
또한 1997년 영국의 식민지로 유지되던 홍콩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중국에 반환했다. 사실상 홍콩의 반환은 월남의 공산화 이후로 처음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사회주의 체제로 편입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은 큰 소란 없이 역사적인 변화들을 소화해 냈다.
영국은 유럽에서 미국의 대변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조롱 섞인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영국이 미국을 등에 업고 유럽정치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본이 미일동맹을 강화하며 의도하는 것도 사실은 유럽에서 영국의 역할처럼 동아시아에서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속셈이다.
아무튼 중국과 영국의 발 빠른 우호협력 확장은 미국으로서는 매우 신경 쓰이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유럽입장에서도 현재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에서 영국이 새로운 변수를 확대시키지 않을지 조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영국은 금융산업이 발달된 국가이다. 상대적으로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취약한 점이 금융이라는 점에서 이들 두 국가는 전략적 협력의 공간이 매우 넓다. 하지만 영국이 중국을 도와 위안화의 국제화에 협력 하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내 놓을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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