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북한과의 저울게임 잘 하는 것인가
[현대일보칼럼] 북한과의 저울게임 잘 하는 것인가
  • 신경환
  • 승인 2015.09.03 00:00
  • icon 조회수 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정세불안정이 극적인 합의 끝에 안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양측이 모두 군사전력을 최대로 운영하였다는 점에서 해외에서는 전쟁촉발 직전까지 갔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사실 우리입장에서는 휴전상태로 유지된 평화의 특이점 정도로 생각할 수 있  었다.
이번 사태는 전반적으로 우리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무관용의 원칙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적어도 유감표명을 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한 비록 폭력적인 사태로 말미암아 협상이 시작되었지만 지금까지 냉각된 남북관계에서 매우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희망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수준을 일부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남북관계가 긴장하기 시작하자 해외투자자들은 즉시 우리 증시에서 자금을 빼 갔고 우리 지수는 순식간에 2000선 아래로 밀려나야 했다.
전쟁이 정말 일어난다면 우리는 북한을 압도적으로 밀어 붙일 수 있는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남북관계의 불안한 상황이 한국경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남북은 서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생겨났다. 우리는 북한의 체제안정이 얼마나 취약하고 북한의 지도부가 이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대북방송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북한에게 우리의 단호한 원칙을 보여주어 더 이상 북한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자신들이 한반도 정세를 조금이라도 불안하게 만들면 한국경제를 얼마나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북한이 한국과 대화를 개시하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다름아닌 제한된 수준의 도발이라는 것으로 인식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와 자세를 낮춰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없이 그냥 소규모 군사도발을 감행하면 한국정부가 먼저 와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한다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은 무언가 협상이 필요할 때마다 먼저 소규모 도발을 하고 이를 해결하려 온 한국정부와 다양한 문제를 협상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때마다 아까운 우리 젊은이들이 희생될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과 같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엄정한 자세로 원칙을 지키되 북한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하려 할 때는 언제든 북한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항상 우위를 유지하되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외교의 해법일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관계학박사,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