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평등과 행복 <2>
[현대일보칼럼] 평등과 행복 <2>
  • 이상철
  • 승인 2015.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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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등체험과 행복
인간은 읽은 것의 10%, 들은 것의 15%를 배우지만 체험을 통해서는 80%를 배운다고 한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체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많으며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길(연세대 명예교수, 미국역사 전공)은 미국에서 생활을 할 당시 7세 소녀 마사로부터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등사상을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어느 미국인 가정에 초대를 받아 그 집 식구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집 부모와 7세의 어린 소녀인 마사와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마사의 아버지는 교회의 목사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목사가 자주 빠지기도 하고 성실하지 못하다는 등 목사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  
주의 깊게 듣던 마사는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가 목사를 잘 모른다고 하면서 목사의 딸이 내 친구라 목사를 잘 아는데 그가 교회에 빠진 것은 이러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고 그는 매우 성실한 분이라고 하면서 아버지에 면박을 주었다.
한참을 듣고 있던 아버지는 마사야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면서  나는 네가 목사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지를 몰랐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과 같이 권위주의적인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다.
우선 7세인 소녀가 손님을 초대한 어른들 틈 에 끼어 함께 식사를 할 수도 없거니와 만일 이 같은 대화가 오갔다면 아버지는 필경 어린 딸을 향해 네가 무엇을 안다고 어른들 틈에 끼어드느냐고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철저한 평등사상 때문에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어느 경우에도 식탁에서 제외될 수 없으며 당당하게 자기의 의견과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권리가 있다.
미국인 가정의 식사에 초대를 받아 가보면 손님과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다. 만일 식탁의 자리가 모자라면 뷔페 스타일의 식사를 한다.
뷔페 스타일이란 식탁에는 음식만 차려 놓고 사람들은 주로 서서 먹거나 식탁이 아닌 방 주위에 놓인 의자에 앉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같으면 집안의 아이들이나 노인은 따로 상을 차리거나 다른 방에서 먹든가 하고 가장과 손님 위주로 상을 따로 차리지만 평등사상이 철저하게 몸에 밴 이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의 평등정신은 명칭에서도 나타난다. 그들은 나이와 지위에 관계없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예의이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친밀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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