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평등과 행복 <1>
[현대일보칼럼] 평등과 행복 <1>
  • 이상철
  • 승인 201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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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등의 의미
자유와 평등은 분리할 수 없다. 자유와 평등은 기본적인 권리에 속하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자유와 평등을 원한다. 하지만 자유와 평등 가운데 택일을 해야 한다면 평등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의 잇 점은 멀고 애매하게 느껴지지만 평등의 잇 점은 즉시적이고 안정을 보장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가 결여된 평등은 인간을 똑 같이 가난하게 하고 똑같이 노예로 만든다.
자유가 없는 평등은 허상에 불과하다. 로마제국이 멸망하게 된 것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이 사치와 부패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들이 자유의 불확실성(insecurity of freedom) 보다 똑같이 노예가 되는 평등(equality of serfdom)을 택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종말에서 보는 것 같이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들이 쇄락하거나 망한 것도 이들 국가가 자유가 없는 평등만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한국 사회가 혼란스럽고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왜 일까? 자유만 부르짖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반대 만 하고 자기 주장만 외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이런 행위는 무질서와 혼란 그리고 무법상태(anarchy)만 초래한다.
자유는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외치는 것이 아니다. 항상 제한이 따르고 타협도 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자유란 자신의 생각과 이해를 주장할 기회인 동시에 타인의 생각과 주장도 경청해야 한다. 자유는 도덕과도 같다. 칸트는 이와 관련해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과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려면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만을 하지 말고 경청도 하고 타협도 하고 책임도 져야 하고 도덕도 중시해야 한다.
헤겔이 역사를 가리켜 자유를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가는 과정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행동이 수반 돼야 할 것이다.
2. 토크빌과 평등
미국이 철저한 평등사회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는 시초부터 유럽과 달리 왕실이나 귀족이 없었고 교육도 처음부터 통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공산주의가 성공을 하지 못한 것도 남의 것을 빼앗을 수도 없고 빼앗기지도 않는 철저한 평등사상 때문이다. 평등한 사회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의 권리가 존중되기 때문에 권위주의와 독재주의 대신 민주주의가 성공하게 된다.
미국에서 철저한 평등사상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하는 건국이념 때문이기도 하다. 이 건국이념은 제퍼슨의 독립선언문(1776)에 잘 나타나 있다. 여기서 제퍼슨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나고 태어나면서부터 남에게 양도할 수 없는 기본적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여기에는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권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토크빌(프랑스 형법학자, 1805-1959)은 1831년 5월부터 부터 9개월간 미국을 방문했다. 명분은 미국의 감옥제도를 연구하는 것이었으나 진정한 의도는 철저한 평등에 근거한 민주사회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방문 후 그는 미국사회의 철저한 평등사상과 민주주의 제도에 관한 책을 발간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토크빌은 이 저술에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이 프랑스와 다른 것은 미국은 철저한 평등사회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일에 모두가 공동체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풍부한 협조의 기술(rich art of association)이라고 했다.
토크빌은 자발적인 협조의 기술과 같은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없으면 시민사회가 이루어 질수 없고 시민사회가 없이는 평등에 의한 진정한 민주사회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미국인들은 모두가 평등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들의 사회적 교제는 아주 자연스럽고 쉽게 이루어진다. 모두 인간 대 인간으로 아주 평등하게 대화를 하고 계층적 격식(hierarchial etiquette)도 따지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에 중산층이 동지로 삼을 귀족주의도 없고 적으로 대항 할 프롤레타리아 계급도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 사회문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다. 소년 범죄, 알코올중독, 이혼, 인종문제 등이다. 이 결과 미국은 다수의 소수민족 국가이면서도 소수민족간의 갈등은 있으나 내부 분열이 없는 유일한 국가에 속한다. 미국의 힘은 아직 까지도 다수의 소수민족이 공존하면서도 하나의 언어와 하나의 문화에 의한 강력한 내부결속(internal cohesion)에서 온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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