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중-미 상호의존도 증가 추세
[현대일보칼럼] 중-미 상호의존도 증가 추세
  • 신경환
  • 승인 2015.01.08 00:00
  • icon 조회수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기존 국제체계의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였다. 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물론 기존 국제관계학의 고전인 현실주의적인 세력균형이었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국제사회가 어떻게든 세력균형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으로 증가한 힘을 다른 한 쪽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변화가 시도될 것으로 보았다.
사실 언론과 같이 보다 자극적인 이슈를 추구하는 쪽에서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근거로 미국이 20세기가 가기 전에 중국의 부상을 일정수준 억제할 것이라는 구체적 시간표까지 제시된 음모론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을 라이벌 관계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국제사회가 지난 반세기 동안 냉전이라는 소모적인 전쟁에 익숙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국제체제를 양극이 균형을 맞추는 양팔저울의 형태로 보는 것은 훨씬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국제사회를 냉전과 비교할 수 없고 현재의 세력균형은 양팔저울의 형태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상호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일방적인 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상호 의존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세력균형의 기준원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라이벌 관계란 둘 이상의 주체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특정 목표를 같은 시간에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경쟁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을 라이벌 관계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패권 영향력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상 이미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희석된 것이 사실이다.
중국이 굳이 미국의 현재 국제적 영향력을 빼앗아 중국이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하나의 목표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라이벌관계는 당사자들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 미국학자는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프린스턴대학에서는 예일대학을 자신들의 라이벌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예일대학에 다니던 친구는 하버드를 자신들의 라이벌로 인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하버드는 자신들에게 대적할 라이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은 최근 군사교류를 확대하며 라이벌과는 거리가 먼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적인 반테러 캠페인과 최근에는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도 행보를 같이하며 협력하고 있다.
냉전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오히려 냉전의 소비적인 진행방식에 대한 교훈을 가지고 있다. 즉, 대립보다는 협력과 상호 보완이 스스로에게 더 큰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 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