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초콜릿과 행복 <3>
[현대일보칼럼] 초콜릿과 행복 <3>
  • 이상철
  • 승인 2014.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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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생 초콜릿이다. 보통 초콜릿을 만들 때 분유를 섞는다. 하지만 생 초콜릿은 분유대신 신선한 우유를 넣는다. 더 신선한 맛이 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장기 보관이 안 되는 단점도 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 상온에서 쉽게 녹는다. 그래서 냉장보관 해야 한다.
셋째는 빈투바(bean-to-bar) 초콜릿이다. 빈투바는 카카오 원두를 사용해 초콜릿을 만든다. 대부분의 초콜릿 업체는 쿠베르튀르(couverture)라고 하는 카카오 함량이 31% 정도인 초콜릿 원재료를 사다가 가공해 완제품을 만든다.
빈투바 초콜릿은 고급 초콜릿 업체에서 만든다. 넷째는 가나 슈(ganache) 초콜릿이다. 가나 슈는 초콜릿에 우유나 생크림 설탕 등을 넣고 과일 에센스, 커피, 술 따위를 넣어 다양한 맛과 향이 나는 초콜릿을 말한다.
다섯째는 봉봉 초콜릿이다. 봉봉 초콜릿은 녹인 초콜릿을 틀에 넣어 동그랗거나 육면체로 모양을 잡은 다음 가나 슈 나 술 따위로 채운 초콜릿을 말한다.
3. 카카오는 어디서 생산되는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나무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열대지방이다. 아마존 강 유역과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 강 유역이 원산지다. 초콜릿은 멕시코의 원주민인 아스텍 족이 처음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미가 원산지인 카카오 나무가 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이유는 19세기 유럽전역에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자 유럽제국 열강들이 중남미 카카오를 아프리카로 옮겨와 재배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70% 가량이 가나 등 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되고 그 가운데 절반가량이 코트디부아르(구명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생산된다.  
카카오나무는 베트남에서도 재배된다. 카카오나무가 베트남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 프랑스 상인들이 식민지였던 베트남에 카카오나무를 들여다 심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그러나 그동안 베트남의 카카오가 상품작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초콜릿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코트디부아르 같은 전통적인 카카오 생산국이 노후 된 카카오나무와 병균침해 그리고 정치적인 불안 등으로 인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자 초콜릿 업계에서는 카카오 열매의 공급을 다변화 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초콜릿 업계는 2020년에는 100만 톤의 카카오 원료가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카카오 가격도 2014년 1월을 기준으로 지난 2년 반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전 세계적인 카카오 공급의 부족을 메우기 위한 다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카카오나무의 재배와 생산 그리고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의 연간 카카오 수출량은 코트디부아르의 140만 톤에 비해 5천 톤에 불과하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재배되는 카카오 열매는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카카오 열매보다 맛과 향이 다르고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값싼 커피원료를 대량 생산하는 것과 달리 초콜릿은 소량으로 고급화 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의 저가 로브스타 커피의 수출량은 세계 저가 커피시장의 50%를 차지한다.
그러나 베트남은 카카오 함량이 78%인 초콜릿만을 생산해 한 달에 2톤 정도를 15개국에 수출한다. 고급의 카카오 원두를 생산하면 재배 농가에도 큰 이득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양보다 질을 우선시해야 된다.
이를 위해서는 원두를 담은 부대를 하나하나 일일이 향과 빛깔 그리고 질감과 맛에 따라 구분하는 과정을 거쳐 유관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초콜릿의 맛과 향은 카카오 원두의 원산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원산지가 중요하다. 와인처럼 초콜릿도 카카오의 원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고급 초콜릿이 아닌 일반 초콜릿을 대량생산하는 업체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카카오를 섞어 쓰는데 이는 원산지에 따른 개성을 살리기 어렵다.
이같이 대량 생산되는 초콜릿은 혼이 없는(soul-less) 초콜릿으로 불린다. 초콜릿 원료는 이같이 남미와 열대 아프리카에서 주로 생산되지만 초콜릿 원료를 들여다 초콜릿을 먹기 좋게 고급으로 만드는 나라는 주로 선진국이다. 초콜릿의 나라 벨기에를 포함 스위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이 고급 초콜릿을 만든다.
초콜릿의  나라 벨기에에서 초콜릿은 단순한 군것질이 아니다. 전 세계로 수출되어 벨기에 경제를 이끄는 검은 황금 역할을 한다고 한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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