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초콜릿과 행복 <1>
[현대일보칼럼] 초콜릿과 행복 <1>
  • 이상철
  • 승인 2014.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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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우린 초콜릿을 좋아 하는가?

이 지구상에는 73억 명 가량이 어디엔가 살고 있다. 이들이 지구촌 어디에 살든가 상관없이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초콜릿 업계에서 30년 이상을 종사해온 한 초콜릿 전문가는 초콜릿을 처음 씹어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아직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초콜릿을 이처럼 좋아할까? 그 이유는 취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초콜릿은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초콜릿이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도 행복은 곧 사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사랑을 느끼고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 분비를 돕는 역할을 한다.
초콜릿은 또 뇌에서 분비된 화학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이 풍부해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각성제 역할을 해 정신을 안정시키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에 연인들은 해마다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사랑을 고백하고 확인하기 위해 초콜릿을 주고받는다. 이결과 연간 초콜릿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밸런타인데이인 2월14일을 전후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팔린다고 한다.
둘째는 초콜릿의 맛과 향 때문이다. 초콜릿은 그 어느 견과류나 그 어떤 먹거리에도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복잡하며 미묘한 향과 맛을 낸다. 초콜릿은 와인처럼 카카오 원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른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초콜릿은 신맛과 쓴맛 감칠  맛과 향이 여운으로 남는 것이 묘미이다. 초콜릿을 씹어 먹지 말고 입에 머금으면 초콜릿이 매끄럽게 녹아내리면서 벨벳처럼 부드럽게 혀와 입안을 감싸는 느낌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물론 초콜릿의 독특한 맛과 향은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함량에 얼마나 들어갔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나무의 열매를 말하고 코코아는 카카오 열매의 가루를 말한다. 다크(dark)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카카오가 최소 34%이면 다크 초콜릿이라는 견해와 카카오 함량이 적어도 54%는 돼야 다크 초콜릿이라는 견해가 있다. 카카오 함량이 이 기준이하면 밀크 초콜릿이라 부른다. 밀크 초콜릿은 가장 흔히 먹는 초콜릿으로 소량의 카카오에 분유를 섞어 만든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크 초콜릿은 반드시 카카오 또는 코코아 함량을 표시한다. 여기에는 카카오 함량이 99%인 것부터 90%, 85%, 72%, 70%, 65%, 60%까지 매우 다양하다. 보통 먹기 좋은 함량은 55%에서 75%라고 한다.
하지만 50%에서 60%대의 초콜릿은 단맛이 강해 초콜릿의 진정한 맛을 음미하기 힘들다. 적어도 70%이상이라야 약간 단맛이 나면서 초콜릿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카카오 함량이 90% 이상이면 떫은맛을 내는 탄닌과 쓴맛이 너무 강해져 나머지 풍미를 맛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맛과 향을 내는 코코아 함량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코코아 함량이 99%인 초콜릿이 커피를 블랙으로 마셔야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것 같이 초콜릿의 원래 맛을 음미할 수 있다고 본다.
코코아 함량이 높을수록  쓰긴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쓴 맛,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 쓴맛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은 쌉쌀하고 쓴맛 그리고 초콜릿 특유의 복잡하고 감미로운 새큼하고 쓴맛을 음미할 수 있다.
또한 입술이 부드럽게 느껴지고 목 젓까지 부드러운 쓴 맛의 여운이 아주 오래 남아 있어 기분이 매우 좋고 유쾌하다.
이에 반해 카카오 함량이 85% 혹은 90%인 초콜릿은 쓴 맛 보다 밋밋한 맛과 고소한 너트(nut) 맛 때문에 초콜릿의 독특한 맛을 느끼기 힘들다. 카카오 함량이 아무리 높아도 여기에는 아주 소량의 설탕, 천연바닐라 추출물, 우유와 헤이즐 너트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코코아 함량이 90% 이상인 초콜릿은 너트의 고소한 향과 냄새도 난다. 코코아 함량이 50%에서 60%대의 초콜릿은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탄 것처럼 단맛이 강해 먹기는 좋지만 진정한 초콜릿의 맛을 음미하기는 힘들다. 
셋째는 초콜릿의 치유효능(healing effects) 때문이다. 내가 초콜릿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초콜릿이 정신을 맑게 해주고 치매를 예방해준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세계적 시사 주간지인 타임(2014)의 보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7백7십만 명이 치매판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60세 이상 노인의 3명 가운데 1명이 치매로 사망한다고 한다. 영국에서만도 치매환자가 80만(2013)을 넘었고 앞으로 7년 안에 1백만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치매 환자는 해마다 늘어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1억3천5백만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연간 전 세계적으로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6천4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를 나라로 치면 18번째 경제대국에 해당 된다고 한다. 치매가 심해지면 수많은 뇌 세포를 파괴해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앗아가 결국은 이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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