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신형대국관계와 국제 균형 재정립
[현대일보칼럼] 신형대국관계와 국제 균형 재정립
  • 신경환
  • 승인 201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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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전까지 세계의 중심은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이었다. 후발 주자였던 독일이 뒤늦게 식민지 경쟁에 뛰어 들어 기존 패권세력인 영국과 프랑스 등과 충돌한 것이 결과적으로 1, 2차 세계대전의 배경이 됐다고 할 수 있다.
2차 대전에서 미국은 잠재되어 있던 놀라운 생산력을 과시하면서 동쪽과 서쪽의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전후 국제체제에서 단연 패권국가로 떠 올랐다. 결국 2차 대전을 기점으로 패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전이되었다.
1990년대가 막 시작된 시점에 국제사회는 냉전체제 와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양극체제에서 단극체제로 전환되는 것은 양극체제에서 한쪽 극을 담당하던 소련의 붕괴로 인한 당연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기존 체제가 와해되고 새로운 체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크고 작은 역할을 한다는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 확립을 그냥 당연한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 당시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이 왜 다극체제 대신 미국의 단극체제를 그냥 수용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시 유럽은 새로운 국제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 당시 유럽은 냉전 와해 후 형성되는 새로운 국제체제보다 동서독 통일에 따른 새로운 유럽의 질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야 했다.
또한 동유럽의 철의 장막이 걷히면서 새로운 유럽의 식구들을 구성원으로 끌어 안아야 하는 과정도 바쁘게 진행 되었다.
유럽입장에서 미국은 냉전시기부터 같은 진영에서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고 경제체제, 정치체제, 종교철학 등 유럽의 가치관과 상당 부분이 일치했다.
완연한 후냉전체제로 접어든 이후 유럽은 새로운 질서를 확립했고 다시금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량 있고 강한 유럽을 꿈꾸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유럽통합은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꾸준히 통합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더욱 강하고 큰 유럽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의 재부상은 기존 미국의 패권형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중국은 철학적 배경, 정치체제, 종교적 가치관에서 모두 유럽과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부상으로 변화되는 국제체제는 이전까지 세계가 경험한 두 번의 재균형과는 다른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중국은 국제사회 특히 유럽과 미국의 이러한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지속적으로 중국의 부상이 기존 국제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요하게는 중국이 패권 야욕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이란 무형의 가치이다. 또한 무정부체제인 국제사회에서 권력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권력은 구성원 다수가 권력이 있다고 믿어지는 곳에 존재하게 된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국제사회 구성원 다수가 중국의 권력이 커지고 있다고 믿는 다면 중국은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 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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