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극동지역 미국의 영향력 약화하나
[현대일보칼럼] 극동지역 미국의 영향력 약화하나
  • 신경환
  • 승인 201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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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외교에서 동맹은 가장 높은 수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본래 한 나라의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안보인 만큼 동맹은 국가의 최대이익이 결부된 사안이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동맹은 안보에 대한 위협이 높을 때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맹은 상호 주권의 일부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만큼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처음부터 비동맹원칙을 유지하며 상황변화에 대응하는 안보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은 오랜 기간 한미동맹에 기초한 안보전략을 구상해 왔다. 특히 북한의 위협이 컸던 60-80년대 까지는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동맹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었다.
 더욱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미군에 대한 주둔분담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둔분담금은 미군의 실제 운영비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한국의 안보에서 미군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주장도 많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경제가 빠르게 몰락하면서 재래식 무기를 비교해도 한국이 북한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군의 효용성에 커다란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초기 MD를 구상할 당시부터 한국의 참여를 기대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MD의 역할이 한반도 안보에 기여할 수 없다는 사실과 현재 구상되는 MD의 목표가 잠정적으로 중국이라는 사실이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저하게 하였다. 이미 한국 내 여론이 중립적인 상황에서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되는 MD 참여를 할 수는 없었다.
중국의 군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 있다. 특히 구매력(PPP)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군사력은 규모적인 면에서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냉전 이후 미국의 단일 패권은 여전히 군사적인 하드파워에 크게 의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확대하고 미국이 IMF와 WTO 등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소프트파워의 확대가 이루어졌지만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미국주도의 국제경제체제에 큰 의문의 생긴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미국은 군사적인 하드파워마저 약화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는 엄두를 낼 수 없다. 오히려 이 부분에서 중국은 국방비에 막대한 재정적 투입하며 미국의 고뇌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기존 동아시아의 거점을 상황변화에 맞게 활용하고자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국내 여론의 이동 폭이 크고 안보이익이 변화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의 새로운 시진핑 지도부는 전에 없이 적극적인 세력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빠르게 움직이는 동아시아의 저울이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설지 예의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 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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