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동아시아 경쟁구도 형성되나
[현대일보칼럼] 동아시아 경쟁구도 형성되나
  • 신경환
  • 승인 2014.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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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상은 현재 단일패권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의 경쟁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과거 냉전체제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하여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에 있다고 생각하기 쉬울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미국과 소련은 각자가 추구하는 체제가 명확했다. 또한 미국과 소련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체제가 전 세계 범위로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은 사실상 같은 체제하에 있다. 물론 정부체제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는 각자의 주권영역이라고 본다면 국제무대에서 서로 접촉되는 부분에 있어서 중국과 미국의 마찰은 두드러지는 부분이 많지 않다.
사실상 세계화 추세 하에서 세계각국의 경제정책과 무역제도는 단일화 되고 있다. 라이벌 관계는 실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제로섬 게임에서는 쉽게 이해될 수 있지만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라이벌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제로섬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서로를 경쟁상대로 인식한다면 이들 관계를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카이스트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더라도 만약 공대 중심의 카이스트가 종합대인 서울대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이들 관계를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라이벌 관계는 서로 상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의식하고 있지만 중국의 부상이 기존 미국의 국제사회 내에서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인식할 증거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특히 중국 스스로가 기존 국제체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라이벌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중국의 부상을 기존 국제체제에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서 일본 스스로를 자청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기존 국제체제에 대한 영향이 일본의 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단정하고 있으며 이는 제로섬 게임이 성립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입장에 동조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타당성을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으로 호소하고 있다. 미국 또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변화에서 일본의 재무장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일본이 기대하는 것만큼 중국의 부상을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 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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