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기간 중 ‘뷰민라’ 공연 취소 ‘현명’ 선택
애도기간 중 ‘뷰민라’ 공연 취소 ‘현명’ 선택
  • 이기홍
  • 승인 201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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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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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침몰로 실종자들의 생환을 바라고 사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온 나라를 휘감고 있던 지난달 25일에 고양문화재단이 당초 예정됐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이하 뷰민라)’의 공연을 직권 취소하면서  인터넷 등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또한 이 공연에 참여하려던 연예인들과 팬들이 이를 두고 마치 관할 지자체가 무책임한 것처럼 울분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이 공연의 성격을 잘 알아봐야 하겠다.  당초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실내도 아닌 야외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기획됐는데 하필이면 이곳은 고양시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문화예술 공연장이고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도심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슬픔을 달래면서 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를 한다. 
하지만, 야외 공연인데다가 그것도 수많은 시민들이 지나가는 중심지 야외에서, 추모의 분위기로 공연을 한다지만, 어찌됐든 큰 음악소리가 하늘을 찌를 터였을 것이다. 공연을 보기위해 찾아온 팬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영문도 모르고 지나가는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이러한 광경을 보았을 때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될까. 고양시에 마치 축제의 공연들이 펼쳐지는 것으로 오해할 만하지 않겠는가.
고양문화재단이 수차례에 걸쳐 공연취소를 요청했고, 이마저도 어렵다면 실내공연으로 대체하는 것이 도리라는 입장을 취했는데도, 공연 기획사측에서는 이를 공연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야외공연을 고집했다는 협상과정에서의 후문이 전해진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양문화재단을 관할하는 고양시가 마치 예술에 대한 문외한처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처럼 일부 연예부 관련 언론들이 덩달아 춤을 추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야 말로 함께 살아가야하는 선량한 시민사회를 모독함은 물론이고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폭력이 아닐 수 없겠다.
행정은 바로 이러한 어려움에서 선택을 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협상을 하면서 최대한 노력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못하자 이례적인 취소결정을 내렸던 고양시의 어려운 결정에 대해 비판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도출되는 계기가 된 ‘세월호 침몰’ 사고.  아직도 차가운 배 안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과 실종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가슴 아픈 현실 앞에서 지금 우리의 소모적 논쟁은 더욱더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끝으로 모든 일은 ‘때’가 있는 것이다. 세월호의 선장과 중앙정부의 대처는 ‘때’를 놓쳐서 온 국민을 슬픔에 빠졌지만, ‘뷰민라’의 공연의 경우는 그 ‘때’를 서로 잘 협의해서 ‘강제취소’가 아닌 조금만 더 뒤로 미뤄지는 모습으로 해결됐으면 그나마 이 슬픈 시기에 위안은 아니더라도 모두가 스트레스 받으며 갑론을박하는 일을 없지 않았을까 회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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