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안철수와 민주당이 합하면 무엇이 되나
[현대일보칼럼] 안철수와 민주당이 합하면 무엇이 되나
  • 신경환
  • 승인 201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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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대표의 제3지대 창당합의는 전국민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사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떤 정치적 풍파가 불어 닥쳐 9시 뉴스를 풍요롭게 할 지 궁금해 하던 참에 일찌감치 대형 이슈가 하나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항상 선거를 앞두고 ‘북풍’, ‘병풍’ 등 각종 폭로와 정치격변이 반복되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고질적인 한국 정치판의 폐단을 바꿔줄 무언가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많은 사람들의 뇌리를 스치는 것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라는 속담일 것이다.
사실상 여대야소의 국면에서 다시 야권이 분열된다는 것은 한국정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거대한 기득권을 가진 새누리당이 바뀔 수 없다면 야권이라도 먼저 바뀌기를 기대한 국민들이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의 연합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야합이 될 수도 있고 안철수를 지지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민주당에 투항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냉엄한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분명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하게 되면 민주당의 참패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 된다.
 물론 안철수 의원은 처음 생긴 신당으로서는 약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그건 지방선거까지만 유효하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더욱 거대해진 여당을 야권은 견제 할 수 없고 그 때 느껴지는 무력감은 국민들을 금방 실망시킬 것이다.
결국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붉어질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안철수 신당이 야권분열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수도 있다. 여전히 지역정당의 성격이 강한 한국 정치상황에서 지역기반이 없는 안철수 신당은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의 이번 결단은 이러한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여 내려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의 기대는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이 만들어낼 제3지대 신당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얼마큼이나 개혁할 수 있을 것이냐에 집중될 것이다.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오랜 야당으로 잔뼈가 굵은 대표적 정당이다. 항상 개혁을 주장하던 정당이 이제 개혁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있는 것 이다.
어느 학자는 동양과 서양의 사회를 발전시키는 혁명을 비교하면서 서양은 급진적 혁명을 하고 동양은 점진적 혁명을 한다고 평가했다.
서양에서는 프랑스 혁명과 같이 국왕을 단두대에 세우고 사회체제를 일시에 뒤바꾸는 혁명을 한다. 반면 동양의 혁명은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개혁의식을 가진 젊은이가 스스로 노력하여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료로 진출하면 그때부터 조금씩 잘못을 고쳐 나가며 사회를 개혁한다.
그러나 사회부조리를 통탄하며 혁명을 꿈꾸던 젊은이도 관료생활을 오래하며 나이가 들어가서 정말 큰 변화를 할 수 있는 고위직이 되었을 때는 이전보다는 개선되지만 사회를 완전히 개혁할 의지는 사라지고 만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안철수 의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부디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는 부탁뿐일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학박사, 신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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