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칼럼] 75세 아르바이트 직원
[현대일보칼럼] 75세 아르바이트 직원
  • 김용훈
  • 승인 201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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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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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의 한 할아버지가 맥도날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25년 근속으로 100세를 맞이했다. 일주일에 사흘을 25년간을 근무했다. 90세부터는 주문을 받는 일에서 빠지고 고객서비스 부서로 빠졌지만 우리나라 정서로는 새롭게 다가온다.
100세 할아버지 이야기는 미국의 매사추세스의 이야기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 사회에서 75세의 할아버지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면 과연 취직은 할 수 있었을까.
할아버지가 매장에서 근무할 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그의 나이를 탓하지 않았고 할아버지 역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여 25년이란 시간을 한결같이 일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의 친절과 미소를 보려고 맥도날드를 찾는 손님까지 생겼다니 그는 그 매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75세 라는 나이만으로도 고사했을 것이다. 40살이 넘어서면 일반적이 회사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기술을 보유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렵고 힘든 3D직종이나  단순기능 반복 업무 등의 일용직 정도로 소모전을 시작하게 된다.
때문에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개인 창업을 꿈꾼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한집 건너 통닭집, 호프집, 분식점 미용실 등이 넘쳐난다. 너도 나도 직장을 다니다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직종이 체인점이 많은 통닭이나 호프집으로 본사가 매장 입지에서부터 소요되는 일체의 물품과 매일매일 팔 상품까지 조달해 주기 때문이다.
메뉴에서 숟가락 하나까지 챙겨주며 팔기만 하라고 물품을 대준다. 여기에는 비싼 가맹비와 물품비가 포함되어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 그런데도 해마다 무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돈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돈을 당겨서 체인점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점포는 잘해야 한두 개정도가 지속적인 영업을 하게 된다. 너도 나도 장사가 좀 된다 싶은 소문만 들으면 경쟁적으로 창업하여 같은 아이템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돈을 빌려서 시작한 사람들은 지구전에서 밀리고 적정한 이익을 남기지 못해 스스로 문을 닫게 된다.
정년퇴직 이후에 사람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40세 50세는 물론 70세 80세에도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늘어난 수명만큼 우리 사회의 통념도 변해야 건강한 사회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다.
변화하는 기술들은 냉큼 받아들여 할아버지 할머니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데 우리 사회의 통념은 구태의연함을 가지고 있어 여전히 신입사원은 20대 초반을 선호한다.
이력서의 내용보다는 잘 생긴 얼굴과 외모가 우선되고 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어느 대학출신인지가 채용의 우선순위가 되어 버린 사회가 변화를 독촉 받고 있다.
그런데 오랜 세월동안 탄탄하게 박힌 굳은살들이 잘 떨어지지가 않는다. 100살의 수명을 누려야 하는데 절반을 겨우 넘어선 나이인 50세, 60세에 정년퇴직해버리는 구조라면 남은 시간동안의 생활은 무엇으로 감당해야 할까?
50년 60년의 나이 중 25년 정도는 배우는 기간이라면 100년 동안 살아가야할 자산을 25년 30년에 모두 벌어놓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 기간을 혼자만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길러야 하는데 어느 누가 백년의 1/3기간만 일하고 나머지 기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겠는가.
75세 할아버지도 아르바이트가 무색하지 않은 나이를 초월한 사회를 만들어 내야 우리는 물론 다음세대도 황혼에 막다른 길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 필자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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