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웃어야할까 울어야할까
빅토르 안, 웃어야할까 울어야할까
  • 김정현
  • 승인 201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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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미터 경기에서 빅토르 안이 우승을한 후 러시아국기를 흔들며 관중들의 환호에 기쁨의 미소를 보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쇼트트랙에서 사상 처음 자국에 금메달을 선사한 빅토르 안에게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상대에 비해 더 빨랐고 강했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났다”는 칭찬의 축전을 보냈다고 한다.
운석으로 만든 금메달을 받고 기뻐하는 빅토르 안을 보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착찹하다. 안선수가 500미터에서 동메달을 딴 후, 박근혜대통령을 비롯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체육계의 파벌주의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있다. 더구나 1,000미터 경기 직후에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한국빙상경기연맹은 거국적인 비난의 대상이되었다.
“파벌주의가 안현수를 내 몰았다”는 원성과 함께, 한국의 안현수가 러시아의 빅토르 안으로 바뀐것에 대한 동정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성남시청 안현수에 대해서 시비를 따져야 보자.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의 영웅 안현수는 2007년 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역대 최고의 금액인 2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성남시청 소속 빙상팀으로 스카웃되었다.
그러나 그는 입단 직후인 2008년 1월 훈련 중 부상을 당해 1년여를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며, 이듬해인 2009년 4월 부터 치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9위를 기록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치른 선발전에서 번번히 부진한 성적을 내어 밴쿠버 올림픽 출전 자격 조차 얻지 못했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계약금을 받고 원주시청에서 고양시청으로 옮긴 역도의 장미란 선수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당당히 우승을 하여, 국민의 여동생으로 등극하면서 고양 시민의 자랑거리가 되었으며, 이에 대한 보답으로 장미란 체육관을 선물하는 등 성남시 안현수와 대조를 이뤘다.
이후 안현수가 매년 5천만원의 급여와 훈련비를 받고 성남시에 안겨준 선물은 고작 국가대표선수들이 빠진 2010년 전국 동계 체전에서 금메달 하나뿐이다. 안현수가 러시아로 떠나기 직전 소속팀이 성남시청이었던 관계로 성남시도 논란이 분분하다. 2010년 12월 성남시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15개의 운동부를 3개만 남겨두고 모두 해체했는데 빙상팀이 포함되었다.
비인기 종목 운동부 해체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 의견이 다르다 해도, 빙상부 처럼 수억원을 투자하여 운영하는 팀이 제값을 못하면 유지할 명분이 없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은 이를 선거에 악용하려든다. 피겨의 김연아 선수는 러시아의 텃세 우려에 대해서 “편파 판정은 어디에나 있다.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며 의젓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안현수는 성남시청에서의 성적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떠났음에도 이를 탓하는 소리보다 동정론만 무성하다.
심지어 정재영 도의원 같은 이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성남시에 감사의 마음과 명예회복 차원에서 빅토르안을 성남시 명예 시민으로 위촉하자고 성남시와 성남시의회에 제안했다”고 한다. 성남시가 왜 그에게 감사를 해야하고 미안해 해야하나? 만약 일반회사에서 수억원을 들여 모셔 온 사원이, 3년간 평 사원만도 못한 성적을 낸 후, 다른 회사로 이적하여 큰 이익을 주고 있다면 그를 고용했던 회사의 기분은 어떠할까 ? 아마도 그는 배신자로 욕을 먹고 그를 스카웃한 사람은 문책을 당하는 곤욕을 치뤘을 것이다.
빅토르안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메달 색깔 관계없이 남은 경기는 편하게, 정말 예전에 즐기지 못했던 것들 즐기며 경기해보자는 마음”이라고 했지만 이를 보고있는 성남시민의 마음은 편하지도 즐겁지도 않다. 단지 어려울 때 도와준 시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것이 서운하고, 그에게 바친 서민들의 세금이 아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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