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없는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없는 오페라하우스
  • 김정현
  • 승인 2014.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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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opera)라는 이탈리아어로 "작품"이라는 뜻이라고 두산 백과에 나와있다. 오페라는 소프라노와 테너 독창자, 수십명의 합창,그리고 약간은 과장된듯한 큰 연기, 현란한 춤 등이 어우러져 화려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종합 예술이다.
1597년 경에 이탈리아에서 디프네라는 첫 작품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1600년경에 작곡된 에우리디체가 현재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베르디의 리골레토,라트비아타, 아이다, 오셀로와 푸치니의 트란도트는 우리나라에도 꽤 많이 알려진 명작들이다.
오페라가 전성기 일때는 관람객 모두가 정장 차림으로 입장해야하는 클래식 음악의 결정판이다. 필자는 직접 관람은 하지 못하고 CD로 감상을 했는데, 트란도트의‘공주는 잠못 이루고’를 특히 좋아한다. 무지막지하게 뚱뚱한 고 파바로티가 ‘알라바 빈체로, 빈체로’로 끝 소절을 마치면서 스스로의 감정에 복 받쳐서 눈물이 글썽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성남아트센터에도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1,800여석의 근사한 공연장이다. 공연 일정을 보니 1월 한달 간은 뮤지컬 삼총사가 있고, 2월에는 장미여관과 이적의 공연이 있다. 뮤지컬 삼총사는 아이돌 가수들의 출연으로 워낙 인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장미여관과 이적은 어떤 가수인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하는지!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칼국수에 칼이 없듯이, 성남아트센터의 오페라하우스에는 오페라가 없다.
차라리 이름을 뮤지컬하우스나 대중가요 회관으로 개명을 하던가! 아트센터 관계자들은 오페라하우스라는 명칭에 미안한 마음도 없는지 묻고싶다. 하기야 국내 일급 문화 공연장인 오페라하우스를 사회복지사 대회나 정치 행사장 쯤으로 여기고있는 공직자와 유력 인사들이 대부분이니 할말은 없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문화 공연이 아닌 일반 행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어 본적이 없는데, 아무거나 집어넣는 성남시의 공연장 활용도는 그야말로 최우수상 감이다. 지난 해 국립극장장과 서울예술단 총감독을 역임한 신선희 사장이 부임하여 큰 기대를 했다.
2007년도‘세계에 존경받는 무대예술가 상’을 수상하신 분이다. 특히 세계 축제를 연구하신 분이어서 올해는 성남시에 볼만한 축제가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에 반가웠다. 그러나 지난번 오찬을 함께하면서 들어본 말씀은‘하려고 해도 안된다’였다.
성남아트센터 내에 경험자가 없고, 공직자들은 계획조차 하지않으며, 시의회는 돈 타령만 하니,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안된다는것이 결론이다. 국력의 척도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고 문화라고 한다. 문화가 없으면 감성이 메마르고, 성남시 처럼 다툼이라도 일어나면 극렬한 언어 폭력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사회가 된다. 문화 예술 관계자들은 귀찮고 어렵다 해도, 새해 또는 민선 6기에는 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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