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수 소방관님 미안합니다.
윤영수 소방관님 미안합니다.
  • 권오윤
  • 승인 201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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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화재 진압활동 중 순직한 故 윤영수 소방관(33, 소방교, 포천소방서)의 영결식이 15일 오전 10시에 포천소방서 장(葬)으로 엄수됐다. 
동료 소방관이 읊은 추도사 중‘소방관의 기도’가 영결식장을 메운 추도객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순간 장내에는 동료를 떠나보내는 아픔으로 울음바다가 됐다.
故 윤영수 소방관은 지난 13일 새벽 가산면 금현리 공장 화재현장에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다 순직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숙명처럼 화마와 맞서야 하는 소방관들의 비극이다. 영결식장에서 기자는 애도와 안타까운 그들만의 현실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는 2011년 5월 결혼해 백일이 갓 지난 아들과 아내, 그리고 홀어머니를 모시던 한 집안의 가장이다. 무릇 우리 모두가 화재에 대한 예방을 소홀히 하거나 안전 불감증에 만연돼 그와 가족의 행복을 깨뜨린 건 아닌지…. 고인과 남겨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윤영수 소방관님 미안합니다. 그렇게 매일 입버릇처럼 화재 조심하라고 했는데, 우리는 당신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무관심과 실수가 당신과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없애버렸네요. 당신의 영전 앞에 많은 눈물을 뿌려도 용서가 안 될 것 같아요. 당신이 가시는 이 시간, 우리는 긴 소방사이렌소리에 묵념하고 당신의 명복을 비는 걸로 마칩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 하겠습니다. 당신의 명복을 빌며 화마가 없고 사이렌소리가 없는 곳에서 평안하게 쉬십시오”
포천소방서 한쪽 벽에 적혀 있는‘진정한 소방인은 그 이름이 백년을 견딜 수 있는 대리석에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가슴에 영원이 새겨지는 것이다’는 글귀를 인용하는 김정함 서장의 조사(弔辭)가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
 “故 윤영수 소방관님.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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