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대통합이 필요한 성남시
시민 대통합이 필요한 성남시
  • 김정현
  • 승인 2013.01.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방견문록을 쓴 이태리의 여행가 마르코폴로는 중국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항주)를 둘러 본 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지상에는 항저우가 있다’고 이 도시를 극찬했다.
남송 시대를 비롯하여 약 8백년 간 중국의 수도 역활을 했던 이 도시는 역사적 유물도 많고 물자가 풍성한데 그중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가 시후(서호)다.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주민들을 위해서 당시 자사였던 소동파(1037~1101년)가 10만명의 인부를 동원하여 만든 인공 섬으로 잔잔한 물결과 호수위로  피어오르는 아련한 안개가 매우 인상적인 곳이다.
플라타나스 가로수가 울창한 시후 입구에는 소동파의 업적을 기리는 큰 동상이 있으며, 주민들이 감사의 뜻으로 소동파에게 받쳤다는 동파육이라는 돼지고기 요리가 유명하다.(그러나 막상 먹어보니 기름기가 많아서 우리네 입맛에는 별로 안 맞는다) 
기자는 지난 2011년 1월에 ‘정의’란 주제로 칼럼을 쓴 적이있다. 소동파(본명 소식)가 22살에 진사시험에 응시하면서 “정의(正義)가 득세하는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라는 과제를 써내 합격한 명문을 인용했다. 흔히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오직 나만 옳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옳기 때문에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고 굽히지 않으며 올바른 일을하는 내가 왜 그릇된 사람들과 타협을 해야 하느냐며 상대방을 질책한다. 그래서 국가나 사회의 통합에 걸림돌이 되기 십상이다. 소동파는 이어서 독서가 만권이어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고 했다. 즉 법만 주장하는 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메마르게 한다는 뜻이다.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이 발언으로 소동파는 44세에 정적들의 표적이되어 먼 하이난섬으로 귀양을 가게된다.
정의와 법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양대 버팀목이다. 그러나 이 정의와 법에는 반드시 관용과 용서, 양보 그리고 함께하고자 하는 타협의 덕목이 따라야 한다. 950년 전 소동파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 곳이 현재의 성남시다 라는 내용이였다.
2013년 1월, 성남시는 2년 전 그대로 변함이 없다. 자치단체 최초로 준 예산 사태를 만들어 전국적인 망신을 초래한 성남시의회를 비롯해서, 단 7일 간의 예산 공백을 마치 시민 전체가 굶어 죽는것 처럼 요란을 떤 집행부 모두가 자기들만 잘나고 옳다고 주장할 뿐, 그동안 불안에 휩쌓였던 시민들에게 책임지고 용서를 비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법대로 하자’는 고소 고발 사태는 여전하다. 지난 대선의 주제는 국민 대통합이었으며 야당의 이름에도 ‘통합’이 들어 있다.
국가와 국민이 모두 바라는 통합이 성남시에서도 이루어져서 대화와 용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시민이 편안한 도시’를 바라는 것은 본 기자만의 몽상이라고 생각하니 답답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