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쪼가리에만 있지 않았다
툴툴 거리며 달리는 그녀의 소형차가
검은 연기를 뿜으며 동네 어귀로
아침을 밀어 넣었고
부스스 눈 뜨는 구멍가게 간판들은
번쩍번쩍 갈라지며 땅 한 평이라도
더 차지하려 소용돌이 치고 있다
오지의 시각을 개척하는
그녀의 빠른 세상 배달은
어젯밤 요란했을 선술집 등이
태양에 잦아들 때까지 계속 되었고
골목길로 튕겨져 나온 된장찌개 끓는
풍경화가 완성되면 끝났다
두시에 일어난 자명종을
다시 한 번 깨워보는 그녀
다른 세상이 열리기까지
운천리 신문지국 불빛은 사라지고
꿈같은 허상 다 알지 못하듯
그녀의 이상을 남들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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