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연인이었을 너로 인해
사소하게 지나 칠 뻔한 젊은 날
수많은 가을이 쓸쓸하지 않았다
바람에 몸을 던져 떨어지고 뒹굴다
부서지는 아픔이 고독하지 않게
영혼의 울림으로 다가와 가슴 뜨겁게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어
고맙다고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낙엽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다
그 소리마저 시로 들려
돌과 이끼와 이야기 나눈
가을이 외롭지 않았노라고
속삭여 줄 수 있는 내가 되어서 행복하다고
시몬 알고 있니?
햇살에 태운 가을의 열정이 아름답게 물들어서
흘러가는 인생의 흐름이 얼마나 잔잔하게 물결치는지
가을이 다 가기 전 말하고 싶었다
어느 시인의 연인이었을 너를 사랑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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