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유년기서 최고 여배우로…
화려한 삶 속 또다른 비극의 시작
25세때 자살로 충격 中 최고의 여배우
불우한 어린시절… 조숙한 사랑이야기
우연한 데뷔 권유 감춰둔 끼 발산 기회로
완링위(阮玲玉)은 1930년대 중국 무성영화시기 최고의 여배우다. 그가 중국 영화사에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러나 척박했던 시기 많은 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던 예인이었던 완링위는 25살의 나이에 자살로 다시 한번 사회적인 충격을 던져준다. 자살이 아니라 타살의 의심을 하는 이도 있지만 그녀의 삶은 한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부자 집 식모인 어머니를 따라 생활했던 어린 시절에는 오히려 우울하게 보냈다. 그러나 주인집 도련님과의 조숙했던 사랑이야기, 주인집의 또 다른 아들의 권유로 영화배우가 되었다.
그녀가 유명해지자 남자들이 모여들었고, 동남아의 화교부자와의 불온한 동거, 이후 동향의 자수성가한 영화감독과의 숨겨진 사랑, 그리고 마침내 자살로 이어진 25년의 삶은 기구했다.
그의 삶에 등장하는 세 명의 남자들과의 사랑이야기는 굴곡 많은 중국 현대 여성사의 모습이기도 하였다.
그녀가 차지하고 있는 중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마침내 홍콩여배우 장만위(張漫玉)가 주연한 <완링위(阮玲玉)>를 통해 다시 한번 조명을 받게 되었다.
완링위(阮玲玉)는 1910년 4월 26일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원명은 완펑껀(阮鳳根)이었고, 학명은 완위잉(阮玉英)이었다. 고향은 광둥의 샹산(香山:지금의 中山市) 난량쩐(南朗鎭)의 줘부관촌(左步關村)이었다. 노동자출신이었던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는 그녀를 데리고 상하이의 부자였던 장씨 집안에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성어린 교육열로 상하이 충더(崇德) 여자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16살 되던 해 그녀 생의 첫 번째 남자를 만난다. 그는 장다민(張達民)으로 주인집의 둘째 도련님이었고 이때 18살이었다. 그는 이후 그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는 얼굴이 보얗고 깨끗했으며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인상을 가진 젊은이였다.
그는 당시 상하이에서는 ‘샤오케이(小K)’였다. ‘샤오케이(小K)’가 무슨 의미인가? 상하이 사람들이 ‘호강스럽게 자란 부자 집 자식들’을 부르는 별칭이었다. 이들은 빈둥거리면서 일도 하지 않고 한가하게 시간을 죽이는 룸펜들이었다. 장다민도 그런 부류로 상하이의 대학에 적을 걸어놓고 졸업장이나 딸 요량이었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지내던 시기에 완링위를 보고 반한 것이었다.
완링위의 어머니는 비천한 자신의 신분을 혹시라도 딸이 주눅들까봐 노심초사하였다. 그녀는 딸에게 신신당부를 하였다. “애야, 밖에 다니더라도 네가 식모의 딸이라고는 말하지 말거라. 남들이 식모의 딸이라고 알면 안 돼!” 당시 사회에서 이런 사실을 알면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머리를 들고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자괴감은 이후 그녀의 비극적인 삶을 잉태하고 있었다.
완링위의 첫 번째 남자 장다민은 어떤 인물인가? 그는 비록 ‘샤오케이(小K)’였지만 당시 사회를 휩쓸던 5·4 신문화운동의 영향을 받은 젊은이였다. 다시 말하면 5·4운동에서 주장하던 남녀 평등사상에 영향을 받고 사랑하는 여자 완링위이 비록 식모의 딸이었으나 그녀를 무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완링위와 만났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에서 좋은 강의로 현재에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CCTV의 <바이쟈장탄(百家講壇)>에서는 2005년 6월 6일 상하이의 뚱팡(東方)TV의 유명한 MC인 춘즈(淳子)여사가 강의를 하였다.
그녀의 강의 주제는 ‘완링위’에 관한 것으로 그녀는 완링위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살해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춘즈(淳子)여사는 그녀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완링위는 중국 100년의 영화사에서 70년 동안이나 깜깜한 터널 속에 있다가 이제야 비로소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1930년대 그것도 1935년 3월 8일(중국에서는 신중국 성립이후, 3월 8일은 ‘부녀절’로 여성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묘하게도 완위링은 이날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다/주), 그녀가 자살을 하던 그날 저녁에 그녀는 치파오를 예쁘게 차려입고 옛날처럼 한숨을 내쉬면서 우리들을 향해 걸어왔다. 이때 우리들이 발견한 것은 그녀의 치파오 위에 가득 쓰여진 다음과 같은 구절이었다. ‘소문이 무서워요(人言可畏), 소문이 무서워요(人言可畏)!’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정말 완링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정말로 소문이 무서웠던 걸까? 한마디로 소문이 무서운 것 때문에 우리 모두가 무장해제되었다. 완링위의 죽음에 대한 소문에 대해 이를 가쉽기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무료하게 떠드는 소시민에게 그 책임을 전가한다고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은 깨끗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인가?”
그녀는 완위링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완링위는 세상을 떠나던 25살까지 이미 29편의 무성영화를 찍었고 중국 영화역사상 무성영화시대 가장 우수하고 그녀의 경쟁 상대가 없었던 시기에 왜 이렇게 자신의 생명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예술의 생애를 끝내고 말았을까? 범인은 누굴까? 이 이야기를 하자면 1930년대 완링위가 살았던 상하이로 돌아가야 한다.
이 시기에 그녀에게는 세 사람의 남자가 등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영화 <완링위>의 장만위에게 물었다. “당신이 완링위를 연기할 때 그녀를 깊이 연구했을 텐데, 당신이 보기에 그녀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장만위는 “내가 생각하기에 완링위의 뼈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일종의 ‘요미(妖媚:요염하고 품행이 바르지 않다/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제 그녀의 행적을 살펴보자. 그녀의 첫 번째 남자인 장다민이 완링위에게 먼저 대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결혼할까라고 제의하자 당시 완링위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식모의 딸이 어찌 도련님과 결혼을 한단 말인가? 그러나 완링위의 어머니는 딸이 작은 도련님과 결혼하는 것을 크게 찬성하였다. 당연히 주인집 마나님은 이들의 결혼시도를 강경하게 반대하였다. 어찌 저런 천한 집안 아이를 며느리도 둔단 말인가? 장다민은 진심으로 완링위과 결합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용기를 내서 부모와 담판을 벌였다. 그러나 부모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 전에는 이 결혼은 안 된다’고 완강하게 반대하였다. 결국 장다민은 왼링위에게 ‘그렇다면 우리 동거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1930년대 중국에서 ‘동거’라는 표현은 매우 자극적인 언사였다. 그럼에도 1930년대 모던 보이들 사이에서는 ‘동거’ 분위기가 만연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장다민과 완링위도 동거를 시작하였다. 완링위는 16살 나이에 동거를 시작하였지만 세상의 이치를 조금은 깨닫고 있었고 조숙하였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이때부터 비극은 잉태되었는지 모른다. 생각해보자. 16살의 여자와 18세의 남자 두 사람은 일도 없고 매달 집에서 주는 생활비로 먹고, 마시고, 마작하고 나서는 춤을 추는 꼴을…
장다민은 특별히 춤추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의 춤 솜씨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이었다. 그리하여 완링위를 데리고 댄스홀을 다녔다. 완링위도 춤을 잘 췄다.
이 춤이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장다민의 형, 장훼이충(張慧冲)의 등장이다. 그는 중국영화사에 측면에서 보면 그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중국 영화사상 초기 창시자 가운데 한사람이다.
장휘이충은 매우 개방적인 사상의 소유자였고 동생과 왼링위가 이런 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무언가 벗어나게 하려고 ‘제수씨 연기자 한번 해보시지 않을래요?’ 이렇게 물었다. 이 여자에게 영화배우는 너무도 유혹이었다. 그리하여 16살이 된 그녀는 장훼이충의 도움으로 영화사의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몸속에 꿈틀거리던 끼를 발산하였으며 중국 영화사에서 길이 빛나는 무성영화시기 최고의 여배우가 되었다.
<다음 주에 계속>
